건담 프라모델로 3040세대 성인 남성층부터 어린이까지 꽉 잡은 ‘기동전사 건담’이 할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진다.
건담 시리즈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선라이즈는 6일 미국 영화 제작사 레전더리 픽처스와 함께 실제 배우가 연기하는 건담 소재 실사 영화를 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레전더리 픽처스는 실력 있는 영화 제작사로 평가받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함께 2005년부터 2012년에 걸쳐 ‘배트맨 다크나이트’ 삼부작을 완성시켰으며, 2007년에는 전 세계 스파른탄 열풍을 일으킨 ‘300’을 선보였다. 2018년 6월에는 유니버설과 함께 ‘쥬라기월드 폴른킹덤’을 전 세계 개봉했다.
◇ 기대와 불안 교차하는 건담 실사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애니메이션에 머물러 있던 건담이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영화 속 건담은 전 세계 건담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고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려진 모빌슈트(로봇)도 이질감을 느끼기 어려울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일본의 인기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 성공한 예가 없다는 점도 건담 팬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만화 ‘드래곤볼’을 소재로 만들었지만 ‘드래곤볼 최악의 망작’이라 평가받는 2009년작 ‘드래곤볼 에볼루션’이 좋은 예다.
일본 건담 팬은 소셜 네트워크 등지에서 영화 제작 예산과 계약 내용을 걱정하는 글을 올렸다. 레전더리 픽처스는 당초 예정된 예산보다 더 많은 제작비를 쓰는 영화 제작사라는 이유에서다.
건담의 움직임을 어떻게 영화 속에서 재현할지도 관심사다. 정밀하게 그려진 컴퓨터 그래픽으로 기존 건담 애니메이션과 같은 액션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일본 팬들의 불안 속에서도 건담 판권을 가진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가 건담 영화 제작을 강행하는 이유는 건담을 전 세계 대중들에게 더 알리고 싶어서다.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건담’ 관련 매출은 2017년 기준 743억엔(7453억원)으로, 반다이남코 그룹 전체 매출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는 자신들이 보유한 지식재산권(IP)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 아래, 회사가 만든 콘텐츠와 캐릭터를 전 세계 시장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회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타구치 미쯔아키 반다이남코홀딩스 대표는 “건담 영화 제작 등의 활동으로 일본 국외에서 건담 IP의 대중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관련 상품과 서비스 사업을 진행할 토양을 만들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 건담 실사 영상 콘텐츠는 이미 만들어진 바 있다
실제 배우가 연기하는 최초의 건담 영상 콘텐츠는 1996년 애플 맥 컴퓨터 기반 게임기 ‘피핀 아트마크’용으로 등장한 인터렉티브 영상 소프트인 ‘건담 0079 더 워 포 어스(GUNDAM 0079 THE WAR FOR EARTH)’다.
건담 0079 더 워 포 어스. / 유튜브 제공
드라마는 건담 시리즈의 미래에 해당하는 우주세기 0223년을 무대로 지구연방 붕괴 이후 식량문제를 둘러싼 인류의 무력 분쟁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건담 드라마 ‘지 세이버’ 영상. / 유튜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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