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49.1%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독과점 논란이 불붙었다.

14일(현지시각)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아마존은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의 조사 결과 2018년 미국 소매 시장에서 2822억2000만달러(318조5134억9200만원)의 매출을 거둘 전망이다. 이는 미국 전자상거래 전체 시장 중 49.1%에 해당하는 규모다.

1위인 아마존과 2위 이하 업체의 차이는 크다. 미국 전자상거래 분야 2위 업체인 이베이의 점유율은 6.6%에 불과하며 3위인 애플과 4위인 월마트의 점유율은 3.9%, 3.7%에 그친다. 이마케터의 예상이 맞다면 아마존의 전자상거래 점유율은 2017년(43%)보다 29.2% 늘어난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 / 조선일보 DB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 / 조선일보 DB
아마존은 킨들, 파이어TV,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알렉사가 탑재된 에코 등 전자제품 분야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거둘 전망이다. 이마케터에 따르면 매출액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658억2000만달러(74조2844억5200만원)를 전자제품 분야에서 얻는다.

두 번째 효자상품은 의류·액세서리 분야로 398억8000만달러(45조85억6800만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미용 용품 분야 매출은 160억달러(18조576억원), 식음료 분야는 45억5000만달러(5조1351억3000만원)를 기록할 전망이다.

◇ 美 전자상거래 49% 차지, 독과점 논란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20년이 넘는 기간 클라우드·비디오 스트리밍·하드웨어 장치 판매·식료품 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미국 시가총액 2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 사이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최고 부자로 올라섰다.

아마존의 성장은 시장에 독과점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마존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는지를 조사할 것을 명령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 때문에 쇼핑몰과 소매점포가 모두 망하게 생겼다'는 지인의 불만을 듣고 세무조사를 언급했다"며 "아마존이 반독점이나 경쟁 위반 원칙을 위반했는지 조사할 수 있는지 큰소리로 물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8월에도 트위터를 통해 "아마존은 소매업체가 세금을 내는 데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아마존에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아마존은 매출의 3분의 2 정도를 제3의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마켓플레이스'라는 이른바 오픈 마켓에서 거둔다. 전체 소매 판매액의 68%를 마켓플레이스에서 얻는 셈이다. 아마존이 직접 판매해서 거두는 매출은 32%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아마존의 미국 소매 시장 전체 점유율은 5%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 기업이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해야만 반독점이라고 보는 현행 규정상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대로 아마존에 반독점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행 반독점법은 하나의 기업이 시장 지배적이거나 소비자의 이익을 해치고 있어야만 적용된다"며 "반독점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아마존에 독점 혐의를 갖다댈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마케터는 정부 기관과 연구기관이 내놓은 양적∙질적 데이터 분석 수치와 미디어 회사, 광고 대행사 최고경영진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번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