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구글·페이스북 등이 안면 인식 기술을 잇달아 선보인 후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제기됐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국 정부에 안면 인식 기술 관련 규제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5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 겸 최고 법무 책임자는 "정치 집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의 얼굴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작성하거나 당신의 허락 없이 정부가 이동하는 경로를 추적한다고 상상해보라"며 "정부가 기술 사용을 관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적극적으로 용도를 관리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애플의 아이폰X로 안면 인식 잠금 해제 기술인 ‘페이스ID’를 실행하고 있는 모습. /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애플의 아이폰X로 안면 인식 잠금 해제 기술인 ‘페이스ID’를 실행하고 있는 모습. /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안면 인식 기술은 일상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에 안면 인식 기술을 이용한 잠금 해제 기술 '페이스ID'를 선보였고, 구글은 사진 앱에 사람을 식별할 수 있는 안면 인식 기술을 적용했다. MS 역시 '페이스(Face)'라는 안면 인식 기술을 개발했고 우버는 운전기사의 신원 조회에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한다. 중국 공안은 안면 인식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 안경을 도입해 체제 안정과 범죄자 소탕에 나섰다.

하지만 안면 인식 기술 도입에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미국시민자유연맹은 5월 아마존에 미국 정부와 경찰 등 법 집행 기관에 판매하던 안면 인식 기술 제공을 중단해달라는 요청서를 보냈다.

아마존은 성명서를 통해 "일부 사람이 안면 인식 기술을 악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새로운 기술을 금지하면 삶의 질이 더욱 나빠질 것이다"라며 사실상 안면 인식 기술 판매 중지 요청을 거절했다. 하지만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MS는 최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안면 인식 관련 인공지능(AI) 기술을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내부 직원의 반발에 직면했다. MS 직원 100명쯤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불법 이주자 가족 격리 정책에 반발해 MS가 ICE와 맺은 계약의 철회를 요구했다.

브래드 사장은 IT 기업 스스로 안면 인식 기술의 용도를 제한할 수 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몇몇 회사가 새로운 표준을 마련해도 경쟁사가 이를 무시하면 그만"이라며 "기업이 스스로 규제할 수 있다는 생각은 어불성설이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안면 인식 기술 사용을 규제하는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초당적인 전문가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