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태국 치앙마이주 탐루앙 동굴에 고립된 유소년 축구 소년을 구조한 영국 구조팀 잠수사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한 후 테슬라 주가가 2.75% 떨어졌다.

16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가 '소아성애자(pedo)'라고 언급한 영국인 동굴탐험가 버논 언스워스가 법적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2.75% 하락한 310.10달러(34만8860원)에 마감했다. 테슬라 시가총액 중 20억달러(2조2500억원)가 사라졌다.

4월 13일(현지시각) 공개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 CBS와 테슬라 공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 CBS 갈무리
4월 13일(현지시각) 공개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 CBS와 테슬라 공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 CBS 갈무리
두 사람의 공방은 언스워스가 13일 CNN과의 인터뷰 후 시작됐다. 언스워스는 머스크가 '동굴 소년' 구조에 보낸 구조용 소형 잠수함이 ‘홍보용’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언스워스는 "(머스크가 보낸) 잠수함은 5~6피트(152~183㎝)로 긴데다 단단해 동굴 모퉁이를 돌 수 없었다"며 "머스크는 동굴 통로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머스크는 동굴을 방문했을 때 빨리 떠나줄 것을 요구받았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언스워스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 그는 15일 트위터에 "동굴에 갔을 때 영국인을 본 적이 없다"며 "태국 네이비실과 군인뿐이었고, 태국 네이비실은 우리를 에스코트해 동굴 안으로 들어가게 해줬다. 우리가 떠나길 원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머스크는 또 "동굴 5(5번째 지점)까지 장비 없이 헤엄쳐 들어갈 정도였다"며 "배수용 점프와 전렴 팀이 애썼다. 그들이 영웅들이다"라고 험담했다.

여기다 머스크는 "우리가 소형 잠수함이 문제 없이 동굴 5까지 들어가는 영상을 만들 것이다"라며 "미안하지만 소아성애자(pedo) 양반, 이건 당신이 일으킨 문제다"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이용자가 해당 발언을 지적하자 "(언스워스가 소아성애자라는 데) 서명한 달러 한 장을 걸겠다. 그게 사실이니까"라는 답글까지 달았다.

논란이 일자 머스크는 해당 트윗을 삭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태국 치앙마이주 탐루앙 동굴을 찾아 올린 사진. / 트위터 갈무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태국 치앙마이주 탐루앙 동굴을 찾아 올린 사진. / 트위터 갈무리
하지만 언스워스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머스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앞서 10일 탐루앙 동굴을 찾아 입구에서 2㎞쯤 들어간 동굴3(3번째 거점)에 특수 제작한 구조용 소형 잠수함을 전달했다. 머스크는 잠수함이 동굴 구조 임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나롱삭 오사타나콘 치앙라이 주지사의 발언에 대해 “그는 구조 전문가가 아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WSJ은 "머스크는 때때로 공격적이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트위터를 올리곤 한다"며 "머스크는 최근 몇 개월 동안 규제 당국을 비난하고, 비판 기사를 보도하는 언론을 공격하는 데 트위터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은 "머스크가 근거 없이 영국인 잠수사를 공격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