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의 주가 상승세가 꺾였다. 넷플릭스가 2018년 2분기 예상치를 밑도는 가입자를 모았는데, 주가는 16일(이하 현지시각) 하루에만 14% 급락했다. 넷플릭스 주가는 2018년 들어 109% 상승했는데, 주가 급락은 시장의 실망감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결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날 520만명의 가입자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내 가입자는 67만명, 미국 외 가입자는 447만명이 추가로 늘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모은 신규 가입자는 애초 목표치보다 적다. 넷플릭스는 미국 내 가입자와 미국 외 가입자를 각각 120만명, 500만명 늘릴 것으로 전망했지만, 목표(620만명)보다 100만명 적은 신규 가입자를 모았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가 2016년 1월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모습. / 넷플릭스 제공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가 2016년 1월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모습. /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는 3분기 시장 기대치(630만명)를 훨씬 밑도는 500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모집할 전망이다.

넷플릭스 발표에 시장이 즉각 반응을 보였다. 넷플릭스 주가는 16일 14% 떨어진 343.60달러(38만6100원)에 마감하며 시가총액이 242억달러(27조1935억4000만원) 증발했다.

◇ 신규 가입자 늘었으나 시장 예상치 밑돌아

넷플릭스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안간힘을 쏟았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사업을 하다 보면 울퉁불퉁한 지점을 지나기도 한다"며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넷플릭스의 상황은 나쁘지만은 않다. 2분기 매출은 39억1000만달러(4조3940억5800만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늘었다. 매출액은 시장 예상치 39억4000만달러(4조4277억7200만원)에 못 미치지만, 주당 순이익은 85센트(955원)로 시장 전망 79센트(888원)보다 높다.

물론 넷플릭스는 전 세계 1억30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세계 최대 스트리밍 시장 강자다. 여기다 넷플릭스는 2018년 콘텐츠 제작에 80억달러(8조9912억원)를 투자한다. 시장에선 넷플릭스가 영화 제작에 추가로 40억달러(4조4956억원)를 쏟아붓는 등 최대 120억달러(13조4868억원)를 콘텐츠 확보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경쟁업체인 아마존, HBO의 콘텐츠 투자금을 넘어선다.

넷플릭스는 비영어권 지역을 겨냥한 80종의 시리즈를 포함해 700편쯤의 오리지널 쇼와 영화를 제공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올해 열린 에미상에서 가장 많은 후보를 배출하며 17년간 가장 많은 후보를 낸 HBO의 자리를 빼앗았다.

 넷플릭스가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최근 선보인 '신성한 게임(Sacred Games)'. / 넷플릭스 홈페이지 갈무리
넷플릭스가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최근 선보인 '신성한 게임(Sacred Games)'. / 넷플릭스 홈페이지 갈무리
넷플릭스는 또 신흥 스트리밍 시장으로 급부상 중인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넷플릭스는 인도 영화 '러스트 스토리(Lust Stories)'를 각색한 오리지널 시리즈 '신성한 게임(Sacred Games)'을 선보이며 인도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 콘텐츠 투자 + 경쟁 업체 인수합병이 변수

일각에서는 넷플릭스가 콘텐츠 확보에 들이는 돈이 독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넷플릭스는 콘텐츠에 계속 돈을 쓴다"며 "부정적인 현금 흐름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CNBC는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이전만큼 찬사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미국 통신업체 AT&T와 거대 콘텐츠 업체 타임워너가 합병했고, 월트디즈니와 컴캐스트가 21세기 폭스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넷플릭스의 미래를 어둡게 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WSJ은 "디즈니가 21세기 폭스를 성공적으로 인수할 경우 디즈니가 넷플릭스에 공급하던 콘텐츠는 물론 21세기 폭스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넷플릭스와 경쟁할 것은 뻔한 이치다"라고 말했다.

CNBC 역시 "AT&T, 아마존, 디즈니 등 경쟁 업체가 콘텐츠 투자를 강화하는 상황은 넷플릭스에 위기로 작용할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