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원의 오덕이야기] ㉙사람의 마음 가진 로봇 '아톰' 어떻게 탄생됐나?

입력 2018.07.21 11:37

2018년 올해로 탄생 ‘67주년’을 맞이한 소년 모습의 로봇 ‘아톰’은 현존하는 모든 로봇 만화·애니메이션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물론, 일본의 로봇 산업에도 영감을 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1980년작 철완아톰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 아마존재팬 갈무리
공학박사이자 나고야대 교수인 ‘후쿠다 토시오’는 그의 저서 ‘철완아톰의 로봇학’에서 “현재 일본의 로봇공학학자 대부분은 어린 시절 ‘아톰’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보고 로봇 기술자가 되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 많다”며 “현재 일본의 로봇 제작 기술은 아톰이 끌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5월 6일 프랑스에서는 1950년대 후반 아톰 원작자 테츠카 오사무가 손으로 직접 그린 아톰 원화가 예상가를 크게 웃돈 26만9400유로(3억5000만원)에 경매되기도 했다. 이는 67년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아톰의 인기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만화가 테츠카 오사무가 종이에 직접 그린 만화 철완아톰 원화. 프랑스에서 3억5000만원쯤에 경매됐다. / 산케이 갈무리
◇ 아톰은 어떻게 탄생됐나?

아톰은 1951년 만화잡지 ‘소년’에 연재됐던 만화 ‘아톰대사(アトム大使)’를 통해 대중에게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 만화에서 아톰은 주연이 아닌 조연 캐릭터에 불과했으며, 만화 역시 인기를 끌지 못했다.

아톰의 시초인 만화 ‘아톰대사’. / 테츠카 오사무 공식페이지 갈무리
당시 만화잡지 소년 편집장이던 ‘카나이 타케시’는 만화가 테츠카 오사무에게 “인간 같은 감정을 지닌 로봇을 주인공으로 그리면 독자들도 받아들일 것이다”라고 제안했고, 테츠카는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1952년 만화 ‘철완아톰(鉄腕アトム)’을 탄생시키게 된다.

1956년 출간된 만화 철완아톰 첫 단행본 표지. / 아마존재팬 갈무리
아톰은 로봇 공학자 텐마 박사가 교통사고로 죽은 자기 아들 ‘토비오(天馬飛雄)’의 모습을 본따 만든 것이다. 하지만, 인간과 거의 동등한 감정과 능력을 갖췄지만 인간처럼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은 텐마 박사는 자신의 아들 같은 로봇을 서커스단에 팔아버린다.

토비오에서 아톰으로 로봇의 이름이 바뀌는 것은 바로 이 서커스단에서부터다. 한국에서 ‘코주부 박사’로 알려진 오차노미즈 박사는 인간과 감정을 가진 로봇이 평등하다는 ‘로봇법’이 통과되자, 아톰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아톰에게 로봇 가족과 집을 주어 인간 초등학교에 입학시킨다.

아톰 가족 일러스트. / 트위터 갈무리
우여곡절 끝에 인간 어린이와 함께 생활하는 아톰이지만 예술이나 자연에 대한 감동과 겁이 없는 등 복잡한 감정을 가질 수 없다는 문제로 열등감 느낀다. 오차노미즈 박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심장’을 아톰에게 이식해 일시적이나마 인간과 같은 레벨의 감정을 가지게 된다.

만화가 테츠카가 남긴 저서 ‘나의 만화 인생’에 따르면 아톰의 뾰족한 헤어 스타일은 원작자인 자신의 삐죽머리를 모티브로 디자인 했다.

아톰의 생일은 4월 7일이다. 이날은 만화 철완아톰이 연재되던 만화잡지 ‘소년’의 출시일이기도 하다. 년도는 당초 2013년에서 2003년으로 개정됐으며, 1980년 TV 방영된 두 번째 애니메이션에서는 2030년으로 설정이 바뀌었다.

아톰의 집으로 등록돼 있는 테츠카프로덕션. / 스포크 갈무리
한편, 아톰은 현실 세계에서 ‘시민권’을 얻은 세계 첫 애니메이션 캐릭터다. 사이타마현 니이자시에 위치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테츠카프로 회사 건물은 만화 속 ‘오차노미즈 박사’ 명의로 세대주가 등록돼 있으며, 아톰은 테츠카프로에 사는 특별시민으로 등록돼 있다. 등록 일자는 원작 만화 속 아톰 생일인 2003년 4월 7일이다.

◇ 아톰의 일곱 가지 능력

애니메이션 ‘철완 아톰’ 오프닝 곡 가사에는 ‘일곱 가지 위력(七つの威力)’이란 문장이 포함돼 있다. 이는 아톰의 동력원인 ‘10만 마력 원자력 모터’ 등 아톰의 성능과 기능을 표현한 것이다.

만화 철완아톰 일러스트. / 야후재팬 갈무리
아톰의 성능은 시대 변화에 따라 조금씩 설정이 변화됐다. 원작 만화의 경우 아톰 동력원이 ‘원자력 모터’지만 1980년판 애니메이션에서는 ‘중수소 연료를 사용하는 핵융합 모터’로 좀 더 구체화 됐다. 이후 2009년 영화 아톰에서는 원자력보다 안전한 그린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설정으로 바뀌었다.

아톰의 두뇌는 원작 만화에서는 ‘선과 악을 구별해낼 수 있는 전자두뇌’가 탑재돼 있고 기억 장치에는 ‘15조8000억 비트(bit)’ 메모리를 장착한 것으로 소개됐다. 15조8000억 비트를 바이트(Byte)로 환산하면 ‘1조9750억 바이트’고, 이를 기가바이트로 바꾸면 ‘1975기가바이트’다.

쉽게 말해 원작 아톰의 기억 용량은 현재 PC 하드디스크 기본 용량인 2테라바이트 쯤에 불과하다. 이후 2003년 방영된 애니메이션 ‘아스트로 보이’에서는 ‘인공지능 두뇌’로 설정이 바뀌었고, 2009년 영화에서는 인간 소년 토비오의 DNA와 기억을 이식한 인공지능 두뇌로 소개됐다.

언어 능력은 당초 ‘60개국어’였지만 이후 160개국 언어로 늘었고, 인간의 1000배에 달하는 청력은 2003년 아스트로 보이에서 1만배로 확대됐다.

원작 만화에서 환한 빛을 비출 수 있는 눈은 시대의 흐름과 함께 물건을 꽤 뚫어 보는 투시 능력을 갖추게 됐다.

아톰. / 야후재팬 갈무리
다리에 탑재된 제트 엔진은 아톰을 마하 5의 속도로 날게 해주며, 우주 공간에서는 마하 20까지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엉덩이에 감춰진 기관총은 1분에 600발의 총알을 쏠 수 있다. 아톰의 손가락에서 발사되는 레이저 빔은 원작 만화가 아닌 1980년작 TV 애니메이션에서 추가된 것이다. 2003년작 아스트로 보이에서는 팔에서 레이저 캐논을 발사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됐다.

아톰의 피부는 케브라(Kevlar)와 카본파이버를 엮어 만들어 불에 타지 않고 총알에도 끄떡없다는 설정이다.

◇ 신세대를 위해 꾸준히 만들어지는 아톰 애니메이션

아톰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테츠카 프로덕션은 아톰이란 캐릭터가 대중의 머릿속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꾸준히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1963년작 첫 번째 아톰 애니메이션. / 야후재팬 갈무리
만화 잡지 소년서 1952년부터 1968년까지 16년간 연재된 철완 아톰은 1963년 일본 최초 국산 흑백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평균 시청률 30%가 넘는 폭발적인 인기를 기록한다.
1963년작 철완아톰 애니메이션 오프닝 영상. / 유튜브 제공
1980년에는 한국에도 정식 소개된 컬러 버전 아톰 애니메이션이 공개된다. 이 애니메이션은 해외 수출되면서 '아톰'이란 캐릭터를 전 세계 어린이에게 알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1980년작 철완아톰 애니메이션. / 도쿄MX 갈무리
1981년에는 만화책을 비롯해 아톰 관련 책 누적 판매량이 1억부를 달성한다.
1980년작 철완아톰 애니메이션 영상. / 유튜브 제공
아톰 TV애니메이션은 1980년 이후에도 계속 만들어진다. 테츠카 프로덕션과 영화 제작사 소니 픽처스는 2003년 아톰 리부트(ReBoot) 작품인 '아스트로보이 철완 아톰'을 방영한다.

2003년부터 2004년까지 1년간 50화 분량으로 방송됐던 아스트로 보이는 인간과 로봇의 공존과 대립을 그린 진지한 내용으로 그려졌다.
2003년작 아스트로 보이 철완아톰 애니메이션 영상. / 유튜브 제공
2014년 테츠카 프로덕션은 '로봇 아톰(ロボットアトム)'이란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 8편만 만들어진 이 작품은 일본 국외에서 '리틀 아스트로보이'란 이름으로 소개됐다.

2017년 4월에는 아톰을 만든 천재 박사 '텐마'와 '오차노미즈'의 젊은 시절을 그린 TV애니메이션 '아톰 더 비기닝'이 공개된다. 이 작품 속에서는 '베브스트자인'이라 불리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훗날 아톰 몸체의 기초가 되는 테스트 로봇이 등장한다.
2017년작 ‘아톰 더 비기닝’ 애니메이션 영상. / 유튜브 제공
아톰은 극장판 애니메이션도 무려 14개 작품이 만들어져 대중에게 공개됐다. 가장 최근 작품은 3D 그래픽으로 그려진 2009년작 '아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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