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MyData)’ 시대가 열렸다.

지난 18일 정부가 마이데이터 육성 방안을 제시했다. 마이데이터란 개인이 금융기관이나 병원, 통신사 등에 자신의 정보를 개인이 직접 다른 기업이나 기관에게 제공해 각종 서비스를 받는 개념이다. 데이터가 원유라 불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패권 경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쏘아 올려진 것이다.

마이데이터는 미국과 영국, 스웨덴 등 이미 많은 데이터 산업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이라 불리는 사람과 기술, 기술과 산업 간의 ‘연결’을 위해 불가피한 제반 사업이라 할 수 있겠다.

마이데이터 산업이 활성화되면 각 기업과 기관에 흩어져 있는 내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하고 소비패턴이나 위험 신호를 분석해 맞춤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 받을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개인이 자신에 대한 데이터를 직접 사고 팔 수도 있게 된다. 이렇게 개인이 금융, 의료, 통신 등 각 분야에서 개인정보를 자발적으로 제공하면 해당 기업이나 기관에서 이를 활용해 다양한 맞춤형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가는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개인 데이터 활용은 범위의 문제만 남아 있을 뿐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은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지만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힘들다고 토로하는 기업들은 늘어만 가고 있다. 데이터 품질이 좋지 않아 제대로 사용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제도적으로도 아직 많은 난제가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기술(DT)의 시대는 조금이라도 더 높은 품질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이 된다. 국내에는 이미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이 추진하는 데이터 인증 제도가 있다. 기업의 데이터 품질 (DQC-V), 관리(DQC-M), 보안(DQC-S) 수준을 인증하는 제도로 이미 150여개 기관과 기업이 데이터 품질 인증을 받아 데이터 기술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은 공공기관에 많이 집중됐지만, 데이터 활용이 시급한 민간 기업 쪽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데이터 인증 제도는 행정, 의사결정, 정책지원, 데이터 활용 등 정보시스템의 데이터 관리 수준을 심사해 인증하는 제도로 한국데이터진흥원에서 시행하고 있다. 올해 7월부터는 심사에 대한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정보평가원, 코리아크레딧뷰로, 엔코아 등 10개 심사기관이 심사를 수행한다. 따라서, 향후 객관적인 관점에서 국가 전반적인 데이터 품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엔코아가 지난 21년간, 700여건의 데이터 컨설팅 경험을 통해 느꼈던 가장 큰 문제는 기업은 고객 데이터를 획득하는 것보다 데이터 품질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을 더 어려워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데이터가 있어도 결국 제대로 된 데이터가 있어야 가치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컴퓨터와 인터넷 혁명이라 불리는 3차 산업혁명 기간 동안의 기업 정보화를 통해 경험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데이터 주도권 경쟁이다. 국내 기업들도 이제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이 불가피한 시점이므로 범정부 주도의 제도 개선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미래는 꾸준한 데이터의 품질 관리가 기업 경쟁력이 될 것이고, 데이터 기반 경영이 준비된 기업이 다가오는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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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식 엔코아 대표는 데이터베이스(DB) 엔지니어 출신으로, 데이터 산업의 생태계 흐름을 20년 전 개막한 'DB 구축' 시대, 근래의 '데이터아키텍처(DA) 설계' 시대, 마지막 3단계인 '데이터서비스 시대'로 구분하고 있다. 2015 국가정보화 부문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고, 2010 데이터베이스(DB)인 최고 `데이터 구루(Guru)`를 수상했다. 한국오라클 기술자문단, 삼성데이타시스템 SM사업부, 선경인더스트리 전산실에서 근무한 경력을 지녔다.

저서로는 글로벌 스탠더드 데이터 모델(2018), 새로 쓴 대용량 데이터베이스 솔루션I (중국판, 2012), 데이터베이스 퍼포먼스 향상의 교과서(일본판, 2006), 새로 쓴 대용량 데이터베이스 솔루션I (2005), 데이터 아키텍처 솔루션I (2003), 대용량 데이터베이스 솔루션I (1996), 대용량 데이터베이스 솔루션II (1998), Data Modeling & Database Design (1995), ORACLE Server Tuning (1995)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