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차량이 주행 중 화재를 일으키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으나,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당분간 별도의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외곽순환도로에서 차에 불이 난 BMW 420d. / 인천소방본부
서울외곽순환도로에서 차에 불이 난 BMW 420d. / 인천소방본부
2일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면 104㎞ 지점에서 또 BMW 차량에서 불이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종은 어김없이 BMW 520d였다. BMW 차량 화재 사고는 올해 들어서만 28번째다.

이 차량 운전자인 최 모 씨는 경찰 조사에서 “주행 중 가속 페달이 듣지 않아 갓길에 차를 세웠는데, 이내 차량 앞부분에서 불길이 치솟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잇따른 차량 화재에 7월 26일 520d를 포함한 42개 차종 10만6317대에 대한 긴급 안전 진단과 함께 리콜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주행 중 화재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오리무중이라 소비자 불안만 늘고 있다.

정부도 진상 조사에 나섰다. 2일 국토교통부는 BMW가 차량 화재 사고와 관련한 기술 정보 자료를 3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 자료를 토대로 화재 사고 원인이 정확히 분석됐는지 자동차안전연구원을 통해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10개월쯤 걸릴 예정이라는 점이다. 정확한 화재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별도의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토부는 BMW 측이 제출한 자료를 검증하고, 실제 화재가 발생한 차량을 자체적으로 검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관련 정밀검사와 전문가 의견 청취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10개월쯤 후에야 결과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BMW는 자체 조사 결과, 7월 26일 차량 화재 원인으로 ‘디젤 엔진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을 지목했다. EGR은 디젤 자동차 배출가스 중 질소산화물을 줄이기 위해 일부를 흡기다기관으로 재순환하는 장치다. BMW는 EGR 모듈에서 고온의 배기가스가 냉각되지 않은 상태로 흡기다기관에 유입돼 구멍을 내고, 엔진 커버 등에 불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했다.

국토부는 BMW가 지목한 결함 외에도 제어 소프트웨어 결함, 흡기다기관을 구성하는 플라스틱 내열성 문제 등 일각에서 제기하는 다른 의견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