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이 사라졌다?

차이나조이 2018 게임쇼 현장에서 한국 게임을 찾기는 매우 힘들었다. 불과 3~4년전 한국 게임이 중국 차이나조이 게임쇼를 점령하며 게임 한류 붐을 일으켰던 것과 비교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제 중국내 게임 한류는 일부 IP 제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사라졌다.

게임 한류가 급격하게 사라진 이유에는 중국내 게임 개발 기술이 발전해 한국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든 것도 있지만, 가장 핵심은 중국 정부의 콘텐츠 심사를 통과해야 받을 수 있는 판호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판호 때문에 중국내에 한국의 게임사들은 신작 게임을 하나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차이나조이 게임쇼가 열리는 중국 상하이 뉴인터내셔널 엑스포 전경. / IT조선 DB
차이나조이 게임쇼가 열리는 중국 상하이 뉴인터내셔널 엑스포 전경. / IT조선 DB
사드로 인한 한한령의 여파로 한국 게임은 1년이 넘도록 중국내 판호 발급이 모두 막히면서 기존 중국에 판호를 받아 서비스되던 게임들을 제외하고는 신작 게임을 선보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과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엔씨소프트 리니지M 등 국내에서 높은 인기와 재미를 지닌 게임들이 계약만 하고 중국 시장에 발을 들이지 못하는 상태다.

이 때문에 차이나조이 일반인 대상의 전시관에는 한국 게임사 관련 부스는 없다. 일부 게임사들이 중국 파트너사를 통해 몇몇 게임만이 소개됐다.

엔씨소프트는 37인터랙티브와 리니지2 IP를 활용한 혈맹영요를, 넥슨은 텐센트를 통해 던전앤파이터, 샨다게임즈를 통해 메이플스토리와 크레이지아케이드, 세기천성을 통해 카운터스트라이크온라인과 도미네이션즈를 내놓았다. 펄어비스도 스네일게임즈를 통해 검은사막을, 웹젠은 37WAN을 통해 뮤IP 신작 모바일 게임을 선보였다.

한산한 한국 공동관 부스 모습. / IT조선 DB
한산한 한국 공동관 부스 모습. / IT조선 DB
비즈니스관 역시 한국 공동관이란 이름으로 부활해 구성됐지만 중국 관람객의 관심도는 매우 떨어졌고 한산한 모습이다.

한국산 게임들이 사라지는 대신에 일본 게임들이 중국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는 상황이다. 차이나조이 현장에서는 일본 IP를 활용한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이 대거 등장했고, 또 비디오 게임을 중심으로 시장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중국은 지난 2015년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Xbox) 등에게 가정용 게임기 시장의 빗장을 풀었다. 이후 급속도로 중국 내 가정용 게임기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일본 소니는 비디오게임으로 중국 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시장을 겨냥한 신작 게임이다. / IT조선 DB
일본 소니는 비디오게임으로 중국 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시장을 겨냥한 신작 게임이다. / IT조선 DB
비디오 게임 시장 문이 열리면서 중국내 일본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가 급증했다. 이로 인한 일본풍 게임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에서 마니아를 중심으로 한 2차원 게임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 역시 일본 게임 문화가 깊숙이 들어가며 게임 이용자 성향을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한국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시간이 지체될 수록 시장 진입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게임은 국내 시장에 손쉽게 들어오는 반면에 우리는 중국에 게임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불과 몇년전과 비교해 중국내 한국 게임 위상이 이제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에 위기감을 갖고 대한민국 정부가 판호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도록 관련 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