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였던 엄마는 임신과 육아로 회사를 그만두고 원목으로 아이들 방 문패를 만들었다. 재미 삼아 오픈마켓에 선보였는데 히트상품이 됐다. 빈티지 원목보드를 내놨고 2년간 1위를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남편은 온라인 쇼핑몰 프로그램 개발자, 사이트 구축과 제품 개발 및 디자인이 가능한 이 부부는 창업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문패, 원목보드 등 데코소품으로 시작해 침구, 커튼, 패브릭 커버 등 홈앤리빙 제품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홈패션 전문몰 ‘베베데코’는 이렇게 시작됐다.

허광정, 이명재 공동대표가 이끄는 베베데코는 디자인에 특화된 업체다. 모두들 디자인이 없어도 된다고 생각했던 아이템에 디자인을 접목할 만큼 생각이 남달랐다. 제품 출시때마다 모방하는 업체가 많아 자연스럽게 트렌드를 선도하게 됐다.

특히 선풍기 커버와 안전망은 베베데코만의 독창적인 디자인과 기능성으로 기존 커버시장의 인식 및 트렌드를 바꿨다. 경쟁이 치열한 벽트리 시장에선 차별화를 위해 원자재로 진짜 나무를 가공하고 자연친화적인 디자인으로 우위를 점했다. 그 결과 지난해 2016년 대비 1.7배 매출이 성장했다.

베베데코 선풍기 커버. / 베베데코 제공
베베데코 선풍기 커버. / 베베데코 제공
물론 디자인이 전부는 아니다. 기능성이 아니라 디자인을 보고 구매했다가 품질, 완성도가 우수해 놀랐다는 고객 피드백이 많다. 여기다 주 고객층이 주부들이고 대표 역시 주부다 보니 집안 경제에 도움이 되는 제품 개발에 관심이 많다. 실내온도를 높여 난방비를 줄일 수 있는 ‘바람막이 커튼’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실내온도가 4~5도 정도 높아지는 실험결과가 방송 ‘MBC 오늘아침’에 나오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명재(왼쪽), 허광정 베베데코 공동 대표. / 베베데코 제공
이명재(왼쪽), 허광정 베베데코 공동 대표. / 베베데코 제공
이 대표는 “주부들에게 필요한데 없는 물건이 뭘까를 생각하고 만드는 게 재밌었다”며 “경제적인 부분도 함께 생각하다 보니 방풍, 보온 효과 등으로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는 제품들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국가에서 지정한 실험 외에도 유해성 관련 검사를 추가 진행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는 것 역시 베베데코의 큰 경쟁력 중 하나다. 선풍기 안전망이 크게 인기를 끌 무렵 간혹 ‘바람이 약해진다’는 고객들의 의견이 올라왔다. 판매를 일시 중단하고 보완된 제품으로 빠르게 교환 조치를 취했다. 커튼 고리의 경우, 철재로 구성돼 있어 녹이 슬거나 세탁을 위해 분해할 때 위험하다는 의견이 있어 이를 즉각 플라스틱으로 교체했다.

허 대표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벽트리가 인기를 끌면서 조기 품절돼 추가 입고를 기다리는 고객이 많았는데 추가 입고된 제품의 품질이 다소 떨어졌다. 결정적인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입고를 기다리는 고객이 많은 상태라 그냥 판매하자는 내부 의견도 있었으나 가치를 제공한다는 회사의 사명에 위배된다고 생각했다”며 “전량 반송 처리하고 고객에게 양해를 구했다. 시즌 상품이라 손해가 많았지만 신념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을 겪으며 시간이 갈수록 고객과의 신뢰는 두터워졌고,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 솔루션으로 제작한 사이트의 방문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두 대표는 글로벌 종합 홈패션 업체로 자리매김할 더욱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끝으로 이 대표는 “우리의 비전을 이룰 수 있는 근간에는 고객에 대한 진실한 마음과 필요를 채울 수 있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표로서 늘 좋은 분위기로 성의껏 일해주는 직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