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업체와 제휴 맺은 NBA 구단주 마크 큐번은 누구?

입력 2018.08.06 07:11 | 수정 2018.08.06 07:23

농구계의 머니볼 ‘마크 큐번’이 암호화폐에 눈독 들이는 이유

댈러스 매버릭스(Dallas Mavericks)의 프랜차이즈 스타 디르크 노비츠키(Dirk Nowitzki·오른쪽). / 유튜브 영상 갈무리
미국 프로농구(NBA)와 같은 대형 스포츠 구단과 파트너십을 맺으려면, 큰돈을 내야 한다. 홍보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NBA 사무국에 따르면, 2017~2018년도 NBA 구장을 찾은 관객은 총 2212만4559명이다. 시즌당 광고 수익 6000만달러(673억4037만3900원)에 달한다.

NBA 댈러스 매버릭스(텍사스 주)구단이 블록체인 스타트업과 제휴를 맺어 화제다. 이 구단은 리투아니아의 스타트업 림포(Lympo)가 제휴를 맺고 매버릭스의 연습용 유니폼에 림포 로고를 새기기로 했다. 매버릭스의 연습용 경기장과 훈련 센터의 이름도 각각 ‘림포 트레이닝센터’, ‘림포 경기장’으로 바뀐다. NBA 댈러스 매버릭스와 스타트업의 파격적인 제휴 뒤에는 정보통신(IT) 기술에 밝은 마크 큐번(Mark Cuban) 구단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0년 당시 NBA 꼴찌를 맴돌던 댈러스 매버릭스는 마크 큐번이라는 새 구단주를 만나 10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다. 농구광이었던 큐번은 2000년 실력이 변변치 못해 인기 없었던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을 2억8500만달러(3198억6677만6400원)에 인수하고 2011년 우승 고지를 밟았다.

마크 큐번. / 유튜브 영상 갈무리
큐번은 IT 산업에서 뼈가 굵은 사업가 출신 구단주다. 그는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1981년 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IT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그는 은행을 그만두고 소프트웨어 판매원으로 IT 업계에 발을 디뎠다.

그는 1983년 컴퓨터 컨설팅 회사 마이크로 솔루션(Micro Solutions)을 설립하고 사업 수완을 발휘해 8년 만에 매출 3000만달러(336억7018만6900원)를 달성했다. 1990년 마이크로 솔루션을 매각하고, 1995년에는 대학 농구 경기를 인터넷으로 중계하는 오디오넷(Audionet)을 설립했다.

오디오넷은 1999년, 1억달러(1122억3395만6600원)의 수입을 올려 그 해 야후에 매각했다. 큐번은 이후 미디어 산업으로 방향을 돌렸다. 2001년 세계 최초의 HD 전용 TV채널 HD넷을 설립하고 고화질로 스포츠 중계를 제공하는 서비스에 투자한 것이다.

큐번의 IT DNA와 과감한 투자 성향은 댈러스 매버릭스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댈러스 매버릭스는 NBA 구단으로는 처음으로 ‘머니볼(Money Ball)’ 전략을 도입한다. 머니볼은 슛, 리바운드, 출전시간 등 정량적인 데이터와 통계를 활용해 로스터를 관리하는 스포츠 구단 경영 방법론이다.

댈러스 매버릭스와 같은 ‘스몰 마켓(Small Market, 약체 구단)’은 자금력이 부족한 몸값이 비싼 슈퍼스타를 영입하기 어렵다. ‘현재 과소평가된 선수를 값싼 가격에 구입하고, 과대평가된 선수를 비싼 가격에 넘기는 것’이 머니볼의 핵심 전략 중 하나다. ‘실제 실력’과 ‘평판’을 구분하려면, 방대한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정교한 지표가 필요하다. 큐번은 2005년 통계전문가 롤랜드 비치(Roland Beech)를 영입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수를 기용했고 그의 전략은 적중했다.

큐번은 최근 블록체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원래 그는 ‘암호화폐(가상화폐)’ 부정론자였다. 그는 2017년 6월 자신의 트위터에서 “암호화폐에 가격에는 거품이 꼈다”며 “단지 언제 이 거품이 꺼질지 모르는 것뿐이다”라고 올렸다. 이어 그는 “암호화폐는 자산이라기 보다는 종교에 가깝다”고도 했다.

암호화페에 회의적이던 그가 2017년 10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는 암호화폐와 주식이 유사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주식도 본질적인 가치가 없으며, 단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그 가치가 결정된다”며 “비트코인도 70~80년대에 유행하던 트레이딩카드(Trading Card)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야구 선수 그림이 그려진 트레이딩 카드 중에서 희소한 것은 현금 거래 대상이 됐다.

큐번은 암호화폐에 대해 달라진 시각을 바탕으로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다.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e스포츠 배팅 사이트 ‘유니큰(Unikrn)에 투자하고 올 초에는 림포와 제휴를 맺었다. 2017년 8월에는 스스로 이더리움 기반 암호화폐 머큐리 프로토콜을 출시하기도 했다. 큐번은 댈러스 매버릭스의 경기 관람권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으로 살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큐번은 평소 “고객이 물건 값을 블루베리로 내고 싶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할 만큼, 고객 중심으로 구단을 운영한다. 그는 댈러스 매버릭스를 인수한 지 1년 반만에, 팬들에게 더 좋은 시설을 제공해야 한다는 이유로 홈구장을 옮겼다. 그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결제수단으로 제공하려는 것도 고객의 수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댈러스 매버릭스와 3년간 계약을 맺은 림포는 사용자가 운동을 하면서 축적한 데이터를 사용자 스스로 판매하고 림포 토큰(LYM)을 보상으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댈러스 매버릭스는 오는 9월 림포 앱이 정식 출시되면 경기 입장권과 유니폼 등 다양한 상품을 림포 토큰을 받고 판매할 계획이다. 향후 댈러스 매버릭스가 사용자의 운동 데이터와 프로 농구 선수의 운동 프로그램을 결합한 전문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림포 앱을 통해 판매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매버릭스는 림 토큰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구매할 수 있게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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