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정밀 조사에 나섰다. 화웨이가 노후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어 중국으로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영국 정부 차원에서 개입한 것이다.

5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화웨이 장비를 분석한 영국 정부 감독위원회는 7월 발간한 화웨이 정기 감사 보고서에서 “화웨이 장비 제조 공정과 공급망에서 보안 결함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 / 화웨이 홈페이지 갈무리
. / 화웨이 홈페이지 갈무리
문제가 된 것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윈드 리버 시스템(Wind River Systems)이 만든 브이엑스웍스(VxWorks)다. 화웨이는 브이엑스웍스를 이용해 통신장비를 만든다. 화웨이는 2020년부터 운영체제 보안 업데이트를 중지할 예정이다.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영국 이동통신망 업체는 사이버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화웨이는 영국 최대 이동통신사 BT와 모바일 네트워크 업체 보다폰(Vodafone)에 통신 장비를 지원한다.

화웨이는 미국, 호주 등지에서 보안 우려에 직면해 있다. 미 상원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호주 정부는 화웨이의 5세대(5G) 장비 입찰에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여기다 미국 의원은 구글에 화웨이와의 협력을 재고할 것을 촉구한 상태다. 영국마저 화웨이 제제 기류에 탑승하면, 화웨이가 해외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화웨이는 미국에서 5세대 통신장비 관련 보안 문제, 미·중 무역 전쟁 등을 이유로 미국 시장 철수를 감행했다. 호주 역시 안보 위협을 내세워 화웨이 통신 장비 입찰 금지를 추진 중이다.

화웨이 대변인은 “보안은 화웨이의 최고 우선순위 과제다”며 “엔지니어링 공정과 위험 관리 시스템을 적극 개선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정보 유출 등 보안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한편, 화웨이는 최근 영국 이동통신사에 5G 네트워크 장비 공급을 노리고 있다. 영국 4위 이동통신사 ‘쓰리UK(Three UK)’는 5G 네트워크 업체로 화웨이를 선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 2위 이동통신사 O2 역시 화웨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