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테슬라 상장 폐지 검토 발언 직후 테슬라 주가가 술렁이는 가운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에 나섰다. 허위진술에 따른 ‘고소' 여부에 관심에 관심이 쏠린다.

8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EC는 머스크 CEO가 비공개 업체 전환 검토와 관련한 정식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트위터로 관련 내용을 공개한 이유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또한, 해당 발언이 투자자 보호 규정을 준수했는지 검토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유튜브 영상 갈무리
머스크 CEO는 7일 트위터에 “테슬라를 비공개 회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며 “테슬라 주식을 주당 420달러(47만원)에 모두 매입할 만한 자금도 확보한 상태다”고 말했다. 현 주가보다 20% 높은 가격으로 공개 매수 한 뒤, 상장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SEC는 회사가 투자자 이익과 관련된 중요 정보를 SNS로 공개하는 행위를 증권거래법으로 규제한다. 다만, SNS로 주요 소식을 알린다고 투자자에게 충분히 공지했을 경우, 이를 허용하고 있다. 테슬라는 2013년 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일론 머스크 트위터에서 추가 정보를 받을 수 있다”며 투자자에게 머스크 CEO 트위터를 확인하라고 권고했다.

머스크 CEO가 실제로 모든 주식을 매입할 만한 자금을 확보했는지도 논란 거리 중 하나다. 테슬라 주식을 주당 420달러(47만원)로 계산할 경우 시가총액은 710억달러(79조3924억원)에 달한다. 그가 글을 올린 당시, 이에 해당하는 자산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 입증되면 투자자로부터 고소될 가능성도 있다.

에릭 고든 미국 미시간 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로스스쿨(Ross School) 교수는 “‘자금을 확보했다’는 발언은 위험한 것이다”리며 “그렇지 않다는 것이 밝혀지면 ‘자금 상황에 대한 허위 진술(material misstatement)’로 고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자금 확보 방안에 대한 자세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테슬라의 부채가 109억달러(12조1882억원)라는 점, 채권이 정크(Junk) 등급으로 평가됐다는 점,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테슬라는 차입매수(LBO)로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 지분을 담보로 일단 자금을 끌어모으고 공개 매수에 나선다는 것이다.

가장 유력한 투자사로는 최근 20억달러(2조2365억원) 상당의 테슬라 주식을 매입한 사우디 국부 펀드(PIF)가 꼽힌다. 2017년 테슬라 주식 5%를 매입한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 또한 테슬라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올해 초 GM 자율주행부문 크루즈에 투자한 이후 테슬라에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머스크 CEO의 테슬라 상장 폐지 발언 이후 테슬라 주가는 10.99% 급등했다가, 8일에는 2.4%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