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의 블록체인과 핀테크] 돈스코이호와 같은 ICO 사기의혹에 투자자가 대처하는 방법

  •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입력 2018.08.13 06:00

    경찰이 신일 그룹 사무실과 서버를 압수수색했다. 돈스코이호 인양을 추진한 신일해양기술(전 신일그룹), 가상화폐를 판매한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도 압수수색 대상이다. 경찰은 돈스코이호의 보물을 담보로 한 ‘신일골드코인’ 발행뿐 아니라 돈스코이호 탐사·인양 모두 사기일 가능성을 생각하는 듯하다.

    돈스코이호가 정말 보물선인지, 인양 시 수익을 낼 수 있는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심지어 돈스코이호 인양 당사자가 아닌 ‘관련사’가 ‘ICO’를 통해 ‘수백억원대 자본을 성공적으로 조달했다’는 사실은 현재 ICO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돈스코이호의 인양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보물 유무와 규모 또한 그렇다. 설령 보물이 있다 해도 그 소유권이 신일그룹에 귀속될 지도 불분명하다. 심지어 이 모든 일이 사실이라 해도 발견된 보물이 정직하게 보고되고 이익이 투자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는 보증도 없다.

    무엇 하나 사실이 아닌 상황에서 왜 투자자들은 신일골드코인을 구매한 것일까? 이제 투자자들도 솔직해져야 한다. 투자자들이 정말 이들 불확실성을 모두 극복하고 ‘신일그룹이 엄청난 이익을 안겨줄 것’이라 생각해서 신일골드코인을 구매했을까?

    당연히 그럴 리 없다. 투자자들은 그저 ‘신일골드코인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되면 가격이 몇 배로 오를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실제 코인 발행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 수익성에는 큰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신일골드코인을 예정보다 앞당겨 상장시키겠습니다. 신일골드코인은 상장 후 세계 시총 1위의 글로벌 암호화폐로 발돋음하게 될 것입니다. 지사장님, 본부장님, 팀장님, 센터장 및 자문위원님. 우리는 지금까지 모든것을 성공시켜 왔고 앞으로도 성공시켜 나갈것이며, 싱가포르 신일그룹과 신일골드코인은 전 세계 회원님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좌고우면하지 마시고 각자 맡은 직무에 충실해 주시기 바랍니다."

    7월 24일 싱가포르 신일그룹이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 내용이다. 이런 내용의 공지를 올린 것 자체가 신일골드코인 투자자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증거다.

    ICO 주체가 ‘상장 후 가격 상승’을 강조할 경우, 투자자는 이 감언이설에 빠져 ICO 프로젝트 자체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게 된다. 상장 과정에서 수많은 의혹이 제기돼 결국 상장 유보된 빗썸의 팝체인 역시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신일골드코인과 앞서 문제가 됐던 팝체인 뿐이 아니다. 사실, 대부분의 ICO는 ‘상장 후 가격상승’을 암시적으로, 심지어 노골적으로 투자자들에게 홍보한다. 그러면서 프로젝트의 부족한 부분 (기술, 수익성, 비즈니스모델, 정보 비대칭, 조직의 미비 등)을 숨기려 한다.

    투자자들의 생각 또한 비슷하다. 이들은 프로젝트의 부족한 부분을 보지 않으려 한다. 따라서 ICO 주체들은 이러한 시도를 통해 성공적으로 ICO를 진행할 수 있다. 즉, 이 문제는 ICO 주체와 투자자 모두의 문제라는 것이다.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ICO에 투자 시 기술 또는 상장 가능성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의 수익성을 보고 투자하라’는 것이다. 수익성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프로젝트라면 자본을 조달할 자격조차 없다. 물론 공익성 프로젝트에 대한 기부는 별개 문제이다.

    필자는 이번 신일사태에서 현재 ICO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을 봤다. 하지만, 희망도 봤다. 경찰측은 “최근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 피해 신고가 들어옴에 따라 상위 부서인 서울청 지수대가 사건을 맡게 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투자사기’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ICO 투자자가 경찰에 적극적으로 투자사기 신고를 했다는 이야기다. 만일, 자신이 소유한 코인의 프로젝트가 약속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거나, ICO 주체의 도덕적 해이 혹은 사기 가능성이 보인다면 투자자는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을 고려해야 한다.

    ICO는 구조적으로 도덕적 해이가 일어나기 매우 쉬운 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는 프로젝트의 진실성 및 진행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그리고 ICO 주체가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사기 의도가 드러난다면 이들을 적극 제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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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습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 위험관리, 대체투자입니다. 현재는 중소기업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우베멘토의 리서치 자문과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을 포함하여 현업 및 정책적으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