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투자 계획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본인 소유 골프장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11일(이하 현지시각)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함께 팀 쿡과 저녁을 했다. 이들은 미중 무역 전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의 대응 방안과 애플의 투자 계획에 대한 논의를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가 팀 쿡 애플 CEO와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 인스타그램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가 팀 쿡 애플 CEO와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 인스타그램 갈무리
멜라니아 여사는 12일 인스타그램에 팀 쿡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지난 밤 베드민스터에서 팀 쿡과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며 "그가 애플에서 보여준 큰 혁신과 투자는 미국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트위터를 통해 "팀 쿡과의 저녁 식사를 고대하고 있다"며 "그는 미국에 큰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미국 내 투자를 진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애초 팀 쿡과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부터 서로에게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아이폰 보안 문제와 관련해 애플 제품 보이콧을 선언했고, 애플이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아이폰 등을 생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이후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얻은 이익을 본국으로 가져올 때 지급하는 세율을 낮추며 애플이 아일랜드에 보유 중인 현금을 미국으로 끌어올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애플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아이폰 보안을 푸는 방법을 만들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이민 제한 조치에 반발하는 등 트럼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하지만 애플은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하자 트럼프 대통령 설득에 들어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팀 쿡은 5월 트럼프 대통령을 찾아 미중 무역전쟁으로 애플의 위치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고, 결국 미 행정부는 중국에서 조립한 아이폰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애플은 트럼프 대통령이 희망하는 내수 경기 활성화에 이바지하고자 미국 내 투자를 약속한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메일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대상에 아이폰이 포함되지 않았으나,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팀 쿡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