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8일 ‘180조원 투자 계획’ 후속 조치로 미래 과학기술 연구에 2022년까지 총 1조5000억원(기초과학·소재기술·ICT 각 5000억원)을 지원한다. 2013년부터 5년간 국내 과학계에 5389억원을 지원했고, 2022년까지 추가로 9600억원쯤을 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미래기술육성사업 과제를 선정하면서 해외심사위원에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심사한다. 선정 후에도 글로벌 심포지엄을 통해 노벨과학상 수상자 등 국내외 연구자와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토론하는 자리를 가진다.

왼쪽부터 장재수 미래기술육성센터 전무, 국양 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 권오경 공학한림원 회장. / 이광영기자
왼쪽부터 장재수 미래기술육성센터 전무, 국양 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 권오경 공학한림원 회장. / 이광영기자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13일 서울 중구 태평로 빌딩에서 열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5년간 연구풍토를 바꾸고 새로운 연구지원 모델을 정착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선정된 과제 전체 중 성과로 평가할 만한 것은 20~30%지만 기대 만큼 성공적인 수치라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미래기술육성사업은 그동안 기초과학 분야 149건, 소재기술 분야 132건, ICT 분야 147건 등 총 428건의 연구과제에 모두 5389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등 국내 대학과 KIST, 고등과학원 등 공공연구소 46개 기관에서 교수급 1000명을 포함해 총 7300명의 연구인력이 참여했다.

국 이사장은 그동안 정부와 학계가 연구과제 선정 평가 기준을 단기성과에 맞춘 반면 삼성전자와 학계의 프로젝트는 질에 초점을 맞춰 연구 풍토를 바꿔놨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과제 선정 시 심사 전문성, 공정성,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연구자는 아이디어 위주로 2장짜리 연구 제안서를 익명으로 작성하며, 심사위원은 과제의 혁신성과 도전성을 중심으로 1박 2일간 합숙하며 집단 토론을 통해 서면심사를 진행한다.

서면심사를 통과한 과제는 영문 20장으로 구성된 연구계획서를 작성하고, 발표심사는 해당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1시간 동안 질의 응답을 통해 연구과제의 혁신성, 수행능력 등을 평가한다.

심사위원은 국내 1600명, 해외 400명 규모의 풀을 운영하며 새로운 시각으로 심사할 수 있도록 매회 30% 이상을 신규 심사위원으로 구성한다.

삼성전자는 좋은 아이디어로 선발된 연구팀에게는 3~5년간 과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후속 연구 필요 시 금액 제한 없이 최대 10년간 과제를 지속할 수 있게 해준다.

국 이사장은 “과제 선정은 논문 수나 특허 개수 등 양적인 부분보다 관련 기술의 실용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왔다”며 “궁극적으로 연구자가 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육성된 기술 인력과 AI, IoT, 5G 등에서 연구 성과가 기업∙대학∙연구소∙스타트업 등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를 갖추도록 할 방침이다.

장재수 미래기술육성센터 전무는“연구비 지원뿐 아니라 삼성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한 차별화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 성과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