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은 대만 정부와 반독점 위반 혐의를 놓고 법적 다툼을 벌였는데, 벌금을 줄이는 대신 투자를 늘리는 것으로 상호 합의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10일(현지시각) 퀄컴이 대만 반독점 당국인 공평교역위원회(TFTC·공정거래위원회)와 벌였던 반독점 소송을 9300만달러(1054억9920만원)를 지급하는 선에서 해결했다. 퀄컴은 향후 5년간 대만에 7억달러(7940억8000만원)를 투자한다.

퀄컴 샌디에이고 본사 전경. / 퀄컴 제공
퀄컴 샌디에이고 본사 전경. / 퀄컴 제공
TFTC는 2017년 10월 퀄컴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며 7억7800만달러(8825억632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TFTC는 퀄컴과 합의하며 과징금 규모를 9300만달러(1054억9920만원)로 줄었다. 대신 퀄컴은 향후 5년간 TFTC에 특허 계약 관련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한, 퀄컴은 대만에 새로운 제조∙운영 설비를 건설하고 대만 대학과 5세대(5G) 통신 관련 협력을 진행한다. 이외에도 HTC를 포함한 대만 휴대폰 제조사와 반도체 칩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지 않는 선에서 협상한다.

퀄컴은 시장 지배력 남용을 이유로 전 세계 각국의 규제 당국으로부터 압력을 받았다. 애플과는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미국 연방통상위원회(FTC)는 퀄컴에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2016년 12월 1조300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고, 유럽 집행위원회(EC) 역시 12억달러(1조3613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