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40도에 육박하는 유례 없는 폭염이 수주 째 이어지면서 냉방비로 인한 전기요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전기 요금을 아끼기 위해 다양한 팁과 노하우가 공유되고 있다.

업무나 게임 등을 위해 주로 사용하는 PC 역시 사용하기에 따라 전기 사용량을 줄이는 데 동참할 수 있다. PC에서 전기 사용량을 아낄 방법들을 모아봤다.

전력 효율이 90% 이상(50% 부하 기준)으로 ‘80플러스 골드’ 인증을 받은 ‘EVGA 750 GQ 80+ GOLD 750W’ 파워서플라이 제품. / 이엠텍 제공
전력 효율이 90% 이상(50% 부하 기준)으로 ‘80플러스 골드’ 인증을 받은 ‘EVGA 750 GQ 80+ GOLD 750W’ 파워서플라이 제품. / 이엠텍 제공
◇ 저효율 파워서플라이를 고효율 파워서플라이로 교체

파워서플라이(이하 파워)는 PC에 전력을 공급하는 핵심 부품으로, 가정용으로 공급되는 AC(교류) 전기를 PC 내부 부품들이 사용할 수 있는 DC(직류) 전기로 변환하는 장치다. 전기를 직접 다루는 부품인 만큼 소비전력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AC 전기를 DC 전기로 바꾸는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전력 손실이 발생한다. 즉 파워의 변환 효율이 높을수록 낭비되는 전력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내부에서 100W의 전기(DC)를 사용하는 PC가 있을 때 90% 효율의 파워를 사용하면 실제 사용하는 전기(AC)는 약 111W지만, 80% 효율의 파워를 사용하면 실제 사용 전기는 125W로 10W 이상 증가한다.

특히 순간적으로 수백 와트 이상의 전기를 사용하는 고성능 게이밍 PC일수록 효율에 따른 낭비 전력량의 차이도 급격히 벌어진다. 특히 저가형 파워 중에는 전력 효율이 80%도 안 되는 제품들이 더러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파워 제품 정보 중에 ‘80플러스(80PLUS)’라는 것이 있다. 변환 효율이 80%가 넘는 제품에 붙는 일종의 인증 마크로, 효율에 따라 일반, 브론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 등의 등급이 매겨진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변환 효율이 90%를 넘는 ‘골드’급 초고효율 파워 제품들도 어렵잖게 만날 수 있다.

고효율을 제공하는 고급 파워의 가격은 비싸지만, 그만큼 PC 사용 시 전력 낭비를 줄여 전기 요금 절감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덤으로 고급형 파워일수록 각종 전기적인 문제(과전압, 과전류 등)에서 PC를 더욱 안전하게 보호하고, 안정적인 전원 공급으로 부품의 안정성까지 높이는 일석 3조의 효과를 제공한다.

독자 기술로 대기전력을 최저 0.1W 미만으로 낮춘 ‘마이크로닉스 제로 플러스’ 파워서플라이. / 한미마이크로닉스 제공
독자 기술로 대기전력을 최저 0.1W 미만으로 낮춘 ‘마이크로닉스 제로 플러스’ 파워서플라이. / 한미마이크로닉스 제공
◇ 대기전력 낮은 ‘친환경’ 파워로 새는 전기까지 잡자

게이밍 PC처럼 전기를 많이 쓰는 PC가 아니라 사무실처럼 저사양의 업무용 PC를 여러 대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고효율 파워보다 대기전력 절감 기능을 갖춘 기능성 파워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좀 더 유리하다.

PC 한 대당 대기전력은 고작 수 와트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수십 대에서 수백 대로 늘어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퇴근하거나 집을 나설 때 아예 코드를 뽑거나 멀티탭의 스위치를 끄는 방법이 최선이지만, 귀찮아서 꾸준히 유지하는 곳이 드문 것도 대기전력이 좋은 제품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다.

고효율 기술과 마찬가지로 요즘은 대기전력을 권장 수준인 1W 미만으로 줄이는 파워 제품도 시중에 여럿 출시되어 있다. 최근에는 아예 0W에 가깝게 ‘차단’ 수준으로 대기전력을 줄인 제품이 국내 기술로 등장하기도 했다.

시간당 약 1W 정도의 적은 전력이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PC를 여러 대 사용하는 환경이라면 그만큼 전력 절감에 도움이 된다. 물론 고효율+낮은 대기전력 기능을 모두 갖춘 파워라면 더할 나위가 없다.

◇ PC의 자동절전 기능, 모니터 밝기 조절도 적극 활용

평소 PC를 사용하다가 5분 이상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많다면 PC가 기본으로 제공하는 자동절전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전력 소비를 줄이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노트북의 절전 모드처럼 5분 이상 사용하지 않을 때 모니터를 끄거나 하드디스크(HDD) 등을 멈추는 대기 모드나 아예 일시적으로 시스템을 멈추는 절전 모드 기능을 활성화함으로써 낭비되는 전력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PC의 기본 저장장치로 HDD보다 훨씬 빠른 SSD를 사용하는 만큼 절전 또는 대기모드에서 정상 모드로 복귀하는 시간도 수초 정도에 불과하다.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업무를 계속할 수 있기 때문에 자동절전 기능을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PC 사용 중 자리를 자주 비우는 경우 PC의 기본 절전 기능도 도움이된다. / 최용석 기자
PC 사용 중 자리를 자주 비우는 경우 PC의 기본 절전 기능도 도움이된다. / 최용석 기자
자동절전 기능은 아니지만, 모니터의 밝기를 평소보다 5%에서 10%가량 줄이는 것도 소비전력 절감에 소소한 도움이 된다. 처음에는 조금 어두워도 익숙해지면 최대 밝기랑 큰 차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요즘 대다수 PC용 모니터가 소비전력이 낮은 LED 광원을 백라이트로 사용하지만 여전히 모니터는 PC에서도 전력 소비가 많은 구성요소 중 하나다. 밝기를 조금 조절하는 것으로 대기전력 이상의 전기를 아낄 수 있다. 특히 화면 크기가 27인치 이상의 큰 모니터일수록 밝기 조절로 인한 소비전력 절감 효과도 그만큼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