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2018년 들어 11% 이상 하락하며 전 세계 IT 기술주 가운데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목표 주가지수를 13일(이하 현지시각) 종가보다 47% 높은 6만6328원으로 잡는다. 미래 전망이 높다는 것이다.

미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13일 스마트폰 시장 경쟁과 반도체 시장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들어 11% 하락하며 394억달러(44조6835억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고 보도하며 "삼성은 올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주요 기술주 중 하나다"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월 9일(현지시각)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 공단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 / 조선일보DB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월 9일(현지시각)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 공단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 / 조선일보DB
시장 일부에선 반도체 업종에 대한 위기설이 급부상 중이다.

모건스탠리는 9일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재고가 늘어나는 등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면 심각한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며 "2019년 상반기부터 D램 가격이 내려갈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낸드 플래시 공급 과잉이 이미 시작됐고, D램 공급도 과잉 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공급이 과잉될 경우 반도체 가격은 하락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업종의 투자 전망을 '중립'에서 '주의'로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 부문은 2분기 삼성전자 매출의 37%를 차지하고, 영업이익의 78%를 차지한다.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막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올해 하반기 반도체 시장이 견고할 것이라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중국 휴대폰 제조사의 급부상으로 비롯한 스마트폰 시장 경쟁 심화 역시 삼성전자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2분기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감소했다.

CNBC는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S9'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적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스마트폰 판매 부진의 영향으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1년여 만에 가장 낮은 분기별 이익 증가율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년 전보다 1.8% 감소했다. 여기다 중국 휴대폰 제조사 화웨이는 2019년 4분기에 삼성전자를 누르고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에 오르겠다며 위협하고 있다. 화웨이는 2분기 애플을 누르고 스마트폰 점유율 2위를 차지하며 삼성전자를 바짝 뒤쫒는 중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스마트폰 공장 건설에 나서며 공 들이고 있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 역시 중국 휴대폰 제조사의 공세에 맞닥뜨린 상태다. 중국 샤오미는 올해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삼성전자가 이끌고 있던 인도 시장 삼키기에 나섰다.

CNBC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주요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 미국, 유럽에서 낮아지고 있다"며 "인도, 중국과 같은 저가폰 시장에서도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CNBC는 "신제품 '갤럭시노트9'은 중국, 인도 시장에서는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이다"라며 "한국에서는 갤럭시노트9이 빛을 발할 수 있으나, 한국은 매우 작은 시장이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삼성전자 주가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중 12명이 '강한 매수', 24명이 '매수' 의견을 내놓았다.

다이와 캐피탈 마켓은 "삼성전자 실적이 호전되고 있으며 이익 전망이 좋다"며 "주주 이익 환원 가능성도 높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아마존과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61%, 22% 올랐다. 중국 텐센트와 바이두 역시 삼성전자처럼 주가가 하락했으나 각각 9%, 6%씩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