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일본 잡화점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해 만들었다는 삐에로쑈핑이 문을 연지 50일쯤 됐다. 삐에로쑈핑은 소비자에게 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재미를 선사한다는 점에서 대체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갈수록 줄어드는 고객 수에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삐에로쑈핑은 외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돈키호테와 달리 타깃층이 불명확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상품이 어디 진열돼 있는지 직원조차 알지 못한다는 점이 독으로 작용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지역 상가와의 상생 문제, 성인용품 관리 부실 등도 문제로 지적된다. 삐에로쑈핑이 자리를 잡지 못할 경우 정용진 부회장의 책임론까지 거론된다. IT조선은 오픈 50일째를 맞이한 삐에로쑈핑의 현황을 집중 분석했다. [편집자주]
삐에로쑈핑은 일본 잡화점 ‘돈키호테’와 마찬가지로 성인용품 코너가 설치돼있다. 물건을 사고 고르는 쇼핑 엔터테인먼트 관점에서 성인 소비자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함이다.
하지만, 성인용품은 어린이의 출입을 막을 수 있는 곳에서 전시·판매돼야 한다. 삐에로쑈핑은 얇은 천으로 제작된 칸막이를 두고 청소년의 돌발적인 출입을 막고 있지만, 이것 만으로는 출입 통제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성인 여부를 가려내는 직원이 단 한 명에 불과하다는 데 있다. 만약 직원이 자리를 비우면 성인용품 코너가 어린이에게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 최근 IT조선이 방문했을 때도 성인용품 코너 직원이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얇은 가림막에 직원마저 없으니 청소년의 출입을 막을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다. 실제로 어린 아이들이 성인용품 판매 매대에 난입해 신기한 물건을 본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가림막도 성인의 상반신쯤만 가릴 수 있는 길이인 탓에 키가 작은 어린이나 청소년은 앉은 자세로 내부를 볼 수 있다. 이마트 역시 이를 의식해서인지 SM 도구 등 다소 과격한 성인용을 매장 가장 안쪽에 진열했지만, 일반 성인용품은 버젓이 전시돼 있다.
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성인용품 판매시 문제가 발생하면 입점 매장에 책임을 전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삐에로쑈핑 컨셉에 필요해 해당 업체를 입점시켰지만,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매장을 방문한 한 소비자는 "흡연실 옆에 뽑기 기계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이마트가 상품 배치 장소에 대한 고려를 다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