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액정표시장치(LCD) 물량공세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상반기 보릿고개를 넘는 가운데, 대안으로 주목받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출하량이 증가하며 하반기 실적 반등에 청신호가 켜졌다.

LG디스플레이의 77인치 OLED 월페이퍼 제품의 모습. /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의 77인치 OLED 월페이퍼 제품의 모습. / LG디스플레이 제공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DSCC가 발표한 ‘2018년 상반기 OLED 출하량 및 팹 가동 현황 보고서’를 보면, 2018년 상반기 OLED 패널 시장은 2017년 상반기와 비교해 3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하반기에 수요가 몰리는 스마트폰용 중소형 패널보다는 TV용 대형 패널 출하량이 전년 대비 크게 늘면서 전체 OLED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OLED 패널은 여전히 출하량과 출하면적 모두 중소형 패널 비중이 높지만, 2018년 상반기 들어 대형 패널 비중이 크게 늘면서 중소형 패널과의 격차를 좁혔다. 2018년 상반기 대형 OLED 패널 출하 면적은 1259제곱킬로미터(㎢)로, 2017년 상반기 635㎢에서 2배 가까이 늘었다. 중소형 OLED 패널은 같은 기간 출하면적이 1488㎢에서 1571㎢로 5.6%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대형 OLED 패널을 유일하게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에 호재로 작용한다. LG디스플레이는 상반기 LCD 사업 부진으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으나, OLED TV 판매 증가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 실적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대형 OLED 패널 판매량은 133만대로 2017년 상반기 60만대의 2배를 넘어섰다. 이 같은 약진의 배경에는 글로벌 TV 제조사가 속속 OLED TV 진영에 합류한 점을 꼽을 수 있다. OLED TV 진영에는 2013년 LG전자를 시작으로 일본 소니·도시바·파나소닉, 유럽 필립스·그룬딕·뢰베·메츠·베스텔·뱅앤올룹슨이 합류했고, 올해 중국 하이센스도 가담해 OLED TV 신제품 출시를 앞둔 상태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대형 OLED 패널 판매량이 29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공급에 차질만 없다면 사상 처음으로 대형 OLED 사업에서 흑자도 달성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대형 OLED 생산 규모도 대폭 확대한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하반기 유리원판 투입 기준 월 6만장 규모의 8.5세대(2200㎜×2500㎜) 광저우 OLED 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월 7만장 규모의 생산량을 월 13만장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8.5세대 원판 한 장에 55인치 OLED 패널을 6장 만들 수 있으므로 55인치로만 생산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1000만대의 OLED TV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LG디스플레이는 여기에 파주에 건설 중인 10.5세대(2940㎜×3370㎜) P10 공장도 LCD를 건너뛰고 OLED로 직행하겠다는 투자 계획을 밝힌 만큼 향후 생산 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한편,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2018년 상반기 전체 OLED 패널 매출의 86%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대형 OLED 패널 비중 증가와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패널 출하량 확대 영향으로 2017년 상반기 91%보다는 5%포인트(p)쯤 감소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당장 3분기부터 신제품 스마트폰의 잇따른 출시에 힘입어 실적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DSCC는 올해 하반기 중소형 OLED 패널 출하면적이 2476㎢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상반기보다 58%, 2017년 하반기(1687㎢)보다는 47%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갤럭시노트9’만 해도 예약판매 초기 성적이 전작인 ‘갤럭시S9’를 뛰어넘으면서 흥행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