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은 처음 작품이 나올 당시였던 현 3040세대는 물론 현재의 어린이까지 폭넓은 팬층으로 보유한 만화다. 잡지를 뺀 드래곤볼 단행본 판매량은 2017년 기준 2억8000만부에 달한다.
극장판 애니메이션도 꾸준히 제작됐다. 1986년 12월 일본에서 상영된 ‘드래곤볼 신룡전설’을 시작으로 2018년 12월 14일 상영될 ‘드래곤볼 슈퍼 브로리’까지 합하면 20개 이상이 만들어졌다. 실사 영화는 1990년 한국에서 만들어진 드래곤볼과 1991년 대만에서 제작된 ‘신칠용주(新七龍珠)’, 미국 할리우드에서 2009년 만들어진 ‘드래곤볼 에볼루션’ 등 3개 작품이 있다.
비디오 게임은 1986년 8비트 게임기 슈퍼카셋트비전으로 출시됐던 ‘드래곤볼 드래곤 대비경(大秘境)’을 시작으로 그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게임이 나왔다.
드래곤볼은 2013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디오 게임으로 만들어진 만화’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 닥터슬럼프 아이디어 고갈로 탄생한 ‘드래곤볼’
드래곤볼은 세계적인 히트작 대열에 올랐지만, 연재가 시작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만화가 토리야마 아키라(鳥山明)는 1980년부터 연재하던 개그만화 ‘닥터 슬럼프’의 아이디어 고갈로 연재 중단을 고민했다. 하지만 일본을 대표하는 만화잡지 ‘주간소년 점프’에 연재되던 인기작을 별다른 대안 없이 끝내기는 쉽지 않았다. 출판사 슈에이샤(集英社)는 토리야마에게 닥터슬럼프를 끝내고 3개월 뒤에 새로운 만화를 연재할 수 있다면 닥터슬럼프를 그만둬도 좋다고 결정했다.
초기 아이디어 단계에는 동양고전인 ‘서유기’를 분석했고, 1814년 출간된 일본 소설 ‘사토미 팔견전’에 나오는 ‘구슬을 모은다’는 아이디어를 드래곤볼에 더했다. 다만, 팔견전에서는 여덟 개의 구슬을 모으지만, 똑같이 만들면 안 된다는 생각에 드래곤볼의 개수를 일곱 개로 결정했다.
1987년 출간된 ‘드래곤볼 모험 스페셜’에 따르면 토리야마가 만든 첫 드래곤볼 원고는 당시 담당 편집자였던 ‘토리시마 카즈히코’로부터 서유기와 똑같다는 혹평을 받았다.
토리야마는 서유기와 차이를 두기 위해 두 번째 원고에 SF적 요소를 도입했고, 시대 배경을 현대로 바꿨다. 세 번째 원고는 현재의 드래곤볼에 가까운 스토리로 완성됐다.
토리시마는 토리야마에게 ‘주인공이 평범해 인기가 없다’고 지적했고, 토리야마는 주인공 손오공에게 ‘강함을 추구하는 캐릭터’란 테마를 부여하고, ‘수행 편’을 만든 뒤 ‘천하제일무도회’에 참가시키는 스토리를 만든다.
드래곤볼의 인기에 불이 붙은 것은 천하제일무도회부터다. 만화 인기가 급상승하자 후지TV는 드래곤볼을 TV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로 했고, 이후 애니메이션은 전 세계에 드래곤볼을 알렸다.
◇ ‘마왕 피콜로’에서 연재가 끝날 예정이었던 드래곤볼
1995년 출판사 슈에이샤가 출간한 ‘신룡통신 1호’에 따르면 토리야마는 주인공 손오공이 ‘마왕 피콜로’를 쓰러뜨리는 데서 만화 연재를 중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천하제일무도회 이후 독자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인기 만화를 출판사가 중단시키기는 어렵다.
피콜로 대마왕에 이어 이야기의 무대는 우주로, 최종 보스는 ‘프리저’로 옮겨갔다. 프리저편은 만화 드래곤볼의 인기를 더욱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됐다.
토리야마는 슈에이샤 편집부에게 ‘마인 부우’편을 마지막으로 드래곤볼 연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소년점프 편집장이던 ‘호리에 노부히코’는 그 사실을 연재 도중에 알았다고 매체 인터뷰에서 밝혔다.
1984년부터 1995년까지 11년쯤 연재된 드래곤볼은 만화 연재 마지막 편에서도 연재 중단 소식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대신 마지막 장면에 손오공의 모험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는 의미를 담은 그림과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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