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일주일에 120시간씩 일하고 있다고 토로했지만, 휴식을 취하라는 주변의 충고는 무시했다. 머스크는 테슬라 CEO이자 이사회 의장이며, 민간 우주 개발업체 스페이스X는 물론 보링컴퍼니를 이끈다.

미국의 성공한 여성 기업인 중 한 명인 아리아나 허핑턴은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다"는 머스크의 뉴욕타임스(NYT) 인터뷰 기사 보도 후인 18일(이하 현지시각) 자신의 웹 사이트 '스라이브 글로벌(Thrive Global)'에 올린 공개서한을 통해 머스크에게 "잠을 깊이 자고 재충전하라"고 조언했다.

머스크는 NYT 17일자 인터뷰 기사에서 "지난 1년은 내게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해였고 너무 비참했다"며 육체적 건강 상태를 묻는 말에 "사실 좋지 않다. 나를 정말 걱정하는 친구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잠을 아예 못 자거나 종종 수면제를 먹는다"며 1시간가량 진행한 인터뷰 내내 웃었다가 울기를 반복하는 등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보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유튜브 갈무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유튜브 갈무리
허핑턴은 "테슬라는 세상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닌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에 혁명적인 것이다"라며 "하지만 머스크는 인간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가장 비과학적이며 비효율적인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기적으로 재충전해 당신만의 독창성과 혁신을 보여달라"며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회사에 더 잘 봉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허핑턴은 한때 하루 18시간을 일하며 수면 부족과 과로에 시달리다 웰빙을 내걸고 스라이브 글로벌을 창간했다. 허핑턴은 '수면 혁명'이라는 책을 내고, 하루 8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핑턴 외에 전직 도요타 직원 등은 머스크 위주로 돌아가는 테슬라의 사업 방식을 경고했다. 머스크가 2001년 이후 1주일 넘게 쉰 적이 없고, 일주일에 120시간씩 일하고 있으며, 수면제를 복용해야할 정도의 육체적, 심리적 피로가 누적된 상태라고 토로하면서 테슬라의 경영 방식에 의문을 표하는 것이다.

미국 도요타 북미본부 사장을 역임한 짐 프레스는 CNBC에 "테슬라를 지속가능하게 운영하려면 더 많은 사람에게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짐 프레스는 "마케팅 조직, 판매 조직, 유통 채널 등을 일상적으로 관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공장에 앉아 밤을 보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머스크가 NYT와의 인터뷰에서 "3~4일 동안 공장 밖으로 나가지 않은 적도 있다"고 말한 것을 우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웰런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책임자인 크로스토퍼 웰런은 "고독한 지도자는 종종 실패하곤 한다"며 얼마나 영리한 지와 상관없이 비즈니스 파트너, 이사, 투자자의 중재와 도움을 받아야 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19일 트위터를 통해 "방금 공장에서 집으로 왔다"며 "당신(허핑턴을 뜻함)은 그것(충분한 수면과 재충전)이 옵션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자동차 회사 가운데 파산을 피한 회사는 포드와 테슬라뿐"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가 해당 트윗을 올린 시간은 새벽 2시 30분. 머스크는 자신이 휴식을 취할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과로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머스크의 NYT 인터뷰가 보도된 17일 테슬라 주가는 8.93% 하락했고, 상장 폐지 발언을 한 7일 이후 열흘 동안 테슬라 주가는 총 19%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