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T는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을 뜻합니다. 내적인 면을 분석하는 강점·약점 분석과, 외적 환경을 분석하는 기회·위협 분석으로 나누고, 긍정적인 면을 보는 강점과 기회, 반대로 위험을 불러오는 약점, 위협을 저울질합니다. IT조선은 SWOT를 통해 새로 나온 가전분야 제품·서비스를 분석해 봅니다. [편집자 주]

니콘은 23일 35㎜ 미러리스 카메라 ‘Z6·Z7’을 공개했다. 새로운 렌즈 마운트 ‘Z’와 전용 렌즈군도 함께 선보였다. 니콘 Z6는 연속촬영에 특화된 스탠다드급, Z7은 고화질·고화소 전문가급 모델로 각각 기획됐다. 이들 제품은 공통으로 고도의 4K UHD 영상 촬영 및 자동초점 기능을 갖췄다.

니콘 Z6(왼쪽), Z7. / 니콘 제공
니콘 Z6(왼쪽), Z7. / 니콘 제공
니콘의 주력 부문 DSLR 카메라는 이미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게다가 소비자의 기대를 모은 니콘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 DL 시리즈는 개발 중단됐고, 1형 센서를 사용한 니콘 CX 포맷 미러리스 카메라는 시장에서 외면 당했다. 즉, 새로운 부문 35㎜ 미러리스 카메라를 담당할 니콘 Z6·Z7은 니콘의 사활을 판가름할 제품이다.

니콘 Z6·Z7에 대한 소비자와 업계 평가는 나쁘지 않다. 니콘 고유의 디자인과 장점이 잘 드러나고 기계 성능 면에서도 우수한 덕분이다. 58㎜ F0.95S 녹트 렌즈를 비롯한 렌즈군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면, 너무 비싼 가격과 떨어지는 디테일, DSLR 카메라 자기잠식 우려는 니콘 Z6·Z7이 풀어야 할 과제다.

니콘 Z6. / 니콘 제공
니콘 Z6. / 니콘 제공
강점(Strength)…‘니콘’ 브랜드 장점 살려, 성능도 우수

니콘 Z6·Z7의 디자인은 기존 니콘 DSLR 카메라의 중후함에 미러리스 카메라 고유의 경쾌함이 더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러리스 카메라답게 부피는 기존 DSLR 카메라보다 훨씬 적다. 니콘은 Z6·Z7과 함께 기존 니콘 F 마운트 렌즈 어댑터를 공개했다. 이 액세서리를 사용하면 니콘 SLR 카메라용 렌즈를 Z6·Z7에 장착해 사용할 수 있다.

니콘 Z6는 35㎜ 2450만 화소, Z7은 4575만 화소 이미지 센서를 갖췄다. 여기에 4K UHD 30p 영상 촬영 기능, 위상차와 콘트라스트를 병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 초점 기능이 더해진다. DSLR 카메라와 달리 초점이 빗나가지 않고, 항상 고화질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니콘 Z6와 Z7의 감도 범위, 연속촬영 기능 역시 최고급 DSLR 카메라와 대등한 수준이다.

본체 내장식 흔들림 보정 기능, 고선명 전자식 뷰 파인더와 틸트형 후면 터치스크린 역시 소비자의 호평을 받은 요소다. 니콘은 과거 ‘명품 렌즈’로 불리운 ‘58㎜ F0.95 녹트’ 렌즈를 Z6·Z7용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 점도 소비자의 환호를 이끌었다.

약점(Weakness)…입 벌어지는 가격, 소비자 원한 몇몇 기능 제외

하지만, 니콘 Z6·Z7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거세다. 우선 가격이 걸림돌이 된다. 소비자는 제품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지적한다. 일본 기준으로 니콘 Z6와 24~70㎜ F4S 렌즈 키트는 34만8300엔(352만원), 니콘 Z7과 24~70㎜ F4S 렌즈 키트는 51만3000엔(519만원)에 판매된다. 경쟁 모델인 소니 a7 시리즈 동급 모델보다 10%~30%쯤 비싸다.

니콘 Z6·Z7의 성능이 기대보다, 혹은 최신 미러리스 카메라보다 못하다는 소비자 의견도 있다. 이 제품은 배터리 운용 시간이 330장쯤으로 짧고, 버퍼(저장) 메모리 용량도 작아 오래 연속촬영할 수 없다. 연속촬영 시 밝기도 고정된다.

저장 매체가 XQD인데다, 메모리 슬롯이 한개라는 점은 전세계 소비자의 공분을 사고 있다. XQD 메모리는 현재 극히 일부 제품에서만 사용되는, 호환성이 매우 떨어지는 메모리인데다 가격도 비싸다. 메모리 슬롯이 하나인 경우, 영상 촬영 중 메모리 용량이 다 찼을 때 혹은 메모리 에러가 생겼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니콘 Z7. / 니콘 제공
니콘 Z7. / 니콘 제공
기회(Opportunity)…미러리스는 여전히 성장세, 35㎜ 시장은 이제 막 시작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성숙기를 넘어 쇠퇴기로 향하고 있다.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시장 규모는 이미 전성기 2010년의 10분의 1로 줄었고, SLR 카메라 시장도 조금씩 하향세를 띠고 있다. 이 가운데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만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광학 기기 제조사는 대부분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35㎜ 미러리스 카메라 부문은 제대로 개척되지 않았다. 35㎜ 미러리스 카메라를 만들려면 고도의 광학 및 교환식 렌즈 기술이 필요하다. 소니와 라이카가 35㎜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보인 가운데, 광학 업계 전통의 강호 캐논과 니콘은 DSLR 카메라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니콘이 35㎜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하면서 시장 판도는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니콘은 역사와 브랜드 인지도, 광학 및 이미징 기술 면에서 소니를 훨씬 앞선다. 이제 막 형성된 35㎜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이기에, 니콘이 Z6·Z7으로 터를 잘 잡는다면 향후 펼쳐질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위협(Threat)…소니의 아성 누를 수 있을까, DSLR 카메라 잠식 우려도

하지만, 지금까지 35㎜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은 만들고 일궈온 소니의 저력도 만만찮다. 니콘 Z6·Z7이 먼저 꺾어야 할 제품군도 소니 a 시리즈다.

소니는 니콘보다 브랜드 인지도, 기술 노하우 면에서 떨어진다. 대신, 훨씬 먼저 35㎜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자리 잡았고 두터운 라인업 및 사용자층도 확보했다. 소니 a 시리즈는 일반형에서 고화소형, 영상 특화에 프레스 모델까지 다양한 라인업으로 구성된다. 전용 렌즈군 개수도 수십개를 넘는다.

젊은 사용자층은 압도적으로 소니 a 시리즈를 지지한다. 여성 사용자에게도 소니 a 시리즈는 친숙한 제품군이다. 전통 이미지가 강한 니콘이 소니의 이미지를 어떻게 뛰어넘을지 관건이다.

니콘의 주력 DSLR 카메라와의 자기잠식(Cannibalization)도 우려된다. 그간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니콘을 지탱해온 것은 D750, D850 등 35㎜ DSLR 카메라다. 니콘 Z6는 D750과, Z7은 D850과 기능 면에서 유사하다. 니콘 35㎜ 미러리스 카메라가 인기를 끌 수록, 그만큼 35㎜ DSLR 카메라 사용자를 빼앗기는 상황이다. 니콘의 상징 플래그십 D 시리즈와 미러리스 카메라간 시장 뺐기 싸움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