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시작되는 새 배출가스 규제 도입으로 가을께 디젤 신차의 대대적인 할인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각 자동차 회사는 이미 새 제도에 대응 중이지만, 8월 31일까지 만들어진 차(국산차, 수입차는 통관기준)에 한해 11월말까지 판매를 허용하기 때문이다.

새 배출가스 규제 도입에 따라 디젤차에 요소수를 배출가스에 뿌려 오염물질을 줄이는 SCR 장착이 이뤄지고 있다. / 폭스바겐 제공
새 배출가스 규제 도입에 따라 디젤차에 요소수를 배출가스에 뿌려 오염물질을 줄이는 SCR 장착이 이뤄지고 있다. / 폭스바겐 제공
국내 판매 중인 디젤차는 9월 1일부터 새로운 배출가스 및 연료효율 측정 규정인 WLTP(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를 적용하게 된다. 신차 뿐 아니라, 현재 판매 중인 차도 포함하는 제도다. WLTP는 표시연비와 실연비의 격차를 줄이는 제도로 알려져 있다. 또 배출가스 측정 정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유럽측정방식(NEDC)과 비교해 배출가스 허용 기준은 같으나, 측정 시험주행시간(1180초→1800초)과 거리(11㎞→23.3㎞), 평균속도(33.6㎞/h→46.5㎞/h)를 모두 늘려서다. 조건을 가혹하게 만든 것이다. 그만큼 엔진부하가 높아져 연비는 낮아지고, 배출가스 내 오염물질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원래 2017년 9월부터 적용한 제도고, 당시 자동차 업계의 반발로 1년간의 적용 유예기간을 둔 만큼 각 자동차 회사의 준비 상황은 비교적 잘되고 있는 편이다. 전략, 주력차종을 중심으로 현재 디젤차의 동력계를 변경하는 일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규제를 만족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선택적환원촉매장치(SCR) 장착이 꼽힌다.

현대차는 최근 출시한 투싼 페이스리프트의 2.0리터, 1.6리터 디젤엔진에 SCR를 추가했다. 올해 초 완전변경이 이뤄진 싼타페 역시 각 디젤엔진에 SCR을 넣었다. 반면 그랜저와 쏘나타 디젤, 맥스크루즈 디젤 등은 판매량 저조로 단종이 결정됐다.

기아차 또한 주력 쏘렌토와 스포티지에 SCR을 채용하고 있으며, 모하비의 경우 9월 이후에도 판매가 가능하도록 준비 중에 있다. 쌍용차는 SCR을 적용한 G4 렉스턴의 판매를 알렸다. 르노삼성과 한국GM은 다른 방법으로 제도를 통과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입차 역시 디젤차 대부분이 이미 SCR 장착 등으로 해당 제도를 돌파하고 있다. 또 까다로워진 인증으로 인해 아예 디젤차를 포기하는 회사도 적지 않다. 실제 올해 출시한 차 중 디젤차는 손에 꼽힐 정도다.

8월 31일까지 만든, 혹은 통관한 자동차는 11월 30일까지 판매할 수 있다는 단서를 둔 덕에 가을 대대적인 디젤차 할인이 있을 것이라는 업계 관측이 우세하다. 각 회사에 남아있는 디젤차 재고를 11월말까지 소진하지 않으면 이후로는 판매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소세 인하 프로모션이 겹쳐 구형 디젤차의 경우 ‘파격가’에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최근 디젤차는 화재와 배출가스 이슈 등으로 소비자 선호도가 조금씩 낮아지고 있어 빠른 시간 안에 재고를 정리하기 위한 할인이 상당할 것으로 여겨진다.

국산차 관계자는 "재고 상황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이미 만들어 둔 디젤차에 대한 할인이 9월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며 "평소 디젤차를 사려고 했다면 9월에서 11월부터가 적기인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