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독자가 필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가상통화공개(이하 ICO, Initial Coin Offering)가 스캠(속임수)인지 아닌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구체적으로 ‘LIVEEN’이라는 코인이 스캠인지 아닌지 문의했다.

특정 ICO가 스캠인지 아닌지 구분하려면, ICO가 추구하는 프로젝트의 비즈니스 모델과 그 가치를 파악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

마침 필자가 금융연구원에서 ‘ICO 연구보고서’를 쓰고 있는 참이다. 이 보고서 내용을 활용해 ICO에 관한 이야기를 몇차례 연재하려 한다. 이 시리즈를 통해 필자는 궁극적으로 ‘좋은 ICO와 나쁜 ICO, 그리고 ICO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

현재 필자를 돕고 있는 가상화폐 관련 전문 리서치팀 구성원 정병호, 박지호, 박성현씨가 ICO의 케이스를 제공해준 점에 감사를 표한다.

ICO 시리즈 첫 주제로 ‘ICO가 무엇인지’ 알아보겠다.

1] ICO는 본질적으로 ‘기업이 기술을 개발할 목적, 또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해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ICO를 하려는 기업은 ‘투자자가 사용하는 가상화폐’를 ‘그들이 발행하고자 하는 가상화폐’와 교환해준다. 일반적으로 ICO는 프로젝트가 아직 개발 단계에 있어 ‘토큰’이 그리 큰 가치를 갖지 못한 때에 진행된다.

2] 대부분의 ICO는 투자 시점에서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이나 운전 자산이 없기에 고위험군인 투자다. 프로젝트 개발단계에서 자본이 조달되는 만큼, ICO 투자자는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기업에 투자를 하고 투자 금액 대비 큰 수익을 기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3] ICO는 주식공개상장(IPO, Initial Public Offering)와 이름이 비슷하지만, 자본 조달방식은 사뭇 다르다. 따라서 ICO는 크라우드펀딩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4] ICO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주체는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해 가상화폐 ‘토큰’을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판매한다. 달러나 원화와 같은 기존 화폐가 아니라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를 사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부동산 회사에서부터 디지털 은행까지, 수많은 기업이 ICO를 통한 자금조달을 모색하고 있다.

5] ICO는 일반적으로 비즈니스 아이디어 개발 초기 단계에서 이뤄진다.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개시할 때 운영비와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또한 ICO는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업이 성장하려 할 때 필요한 벤처금융펀딩(VC, Venture Capital)의 대안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6] 이런 면에서 ICO와 VC는 서로 경쟁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ICO는 VC를 도울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이후 컬럼에서 더 자세히 논하겠다.

최근 진행된 일련의 ICO는 ‘매우 제한된 정보’만 제공, 불투명함에도 ‘대규모 투자가 수분 이내 이뤄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렇기에 스타트업이나 초기 기업,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가에게 가장 뜨거운 자본조달 방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ICO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그래야 투자 시 위험을 줄이고, ICO의 비즈니스 플랜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어서다.

다음 컬럼에서는 ICO의 역사와 현황에 대해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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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습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 위험관리, 대체투자입니다. 현재는 중소기업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우베멘토의 리서치 자문과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을 포함하여 현업 및 정책적으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