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코나 이상의 가치 '전기 SUV, 기아차 니로 EV'

입력 2018.09.12 06:00

전기차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향해가고 있다. 여전히 친환경은 경제성이라는 명제가 존재하는 한, 보조금의 굴레를 벗어나기 힘들다해도, 제품력 만큼은 완성형에 가깝다는 표현이 과언이 아니다. 실용성 높은 전기차가 아낌없이 등장하는 요즘, 글로벌 시장에서 그래도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중에 하나로 기아차 니로 EV를 자신있게 들 수 있다.

기아차 니로 EV. / 기아차 제공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과 전기 동력계를 공유하는 니로 EV는 하이브리드 버전에서 보여준 니로 특유의 실용성, 주행 성능이 그대로 유지됐다. 여기에 전기의 힘을 빌려 바퀴를 움직이는 것이 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코나 일렉트릭이 405㎞를 달리는 것에 비해 니로 EV는 385㎞로 다소 짧다.

니로의 크기가 코나 보다 근소하게 큰 것도 있고, 몸무게 역시 100㎏ 많이 나가는 탓이다. 전기차든 내연기관이든 무게가 무거우면 그만큼 연료를 더 쓰는 바, 니로 EV도 그런 관점에서 최대주행가능거리가 줄었을 법하다.

기아차가 서울 석파정 미술관에서 파주까지의 언론 시승회를 준비했다. 편도 50㎞의 짧은 거리인데다 그마저도 대부분 고속화도로 주행코스여서 전기차 사용자가 실제 겪어야 할 주행거리에 대한 스트레스는 거의 느끼기 어려웠다. 대신 니로의 주행감성과 편의장비 등을 체험하는데 중점을 뒀다.

사용경험이 중요한 전기차 특성상 반드시 긴 거리를 주행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주행거리 스트레스도 직접 겪어보는 것이 좋고, 충전소 위치 검색이나 실제 충전도 모두 해봐야 전기차에 대한 실용성이 입증된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제주도 등지를 여행할 경우 렌터카로 전기차를 고를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충분한 경험을 토대로 신차 구입을 고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물론 왠만해선 니로 EV의 배터리는 밑바닥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실내와 외관 곳곳에 전기차 특유의 요소가 눈에 띈다. 버튼식 기어레버를 채택한 코나와 다르게 니로는 조그 셔틀 모양의 드라이브 셀렉트 방식으로 주행 준비를 마친다. 센터 콘솔의 다이얼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D’에 위치하고 달릴 수 있다. ‘P’는 다이얼 가운데를 누르면 된다.

센터페시어의 모니터는 그래픽까지 코나와 흡사하다. 상당히 다양한 정보를 품고 있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현재 충전이 가능한 충전소 위치를 안내 받을 수 있고, 다양한 에너지 관리법 등도 확인이 가능하다. 사용 패턴에 따라 언제 다시 충전이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예측 충전도 지원하고, 배터리의 최대 한계선을 임의 설정하는 기능 역시 준비됐다. 실사용자의 불편함을 최대한 낮추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계기판에도 많은 정보를 넣고 있다. 디지털화에 걸맞는 아름다운 그래픽이다. 최대가능주행거리는 385㎞지만, 계기판에는 400㎞이상의 주행거리가 표시됐다. 다만 코나에 들어간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니로에는 없다. 기왕지사 니로에도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들어갔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든다.

전기차 특유의 순발력은 발군이다. 평지와 오르막, 내리막을 가리지 않는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는 것만으로 신속하게 앞으로 뻗어나간다. 여기에 전기모터의 204마력의 출력으로 차의 속도를 유지한다. 때문에 도심 도로에서 거침없이 전진한다. 속도를 붙이는 일도 무리가 없다. 즉각 반응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가속에 걸리적거리는 일따위는 발견하지 못했다.

계기판에는 현재 운전습관을 실시간 모니터링 해서 표현한다. 경제운전으로 XX%, 일반운전으로 XX%를 알려준다. 물론 비경제 운전도 표현하는데, 여기에 숫자가 오를 때마다 제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역시 친환경차는 운전자의 습관도 개선해주는 효과가 있다.

기아차 니로 EV. / 기아차 제공
스티어링 휠의 패들시프트 자리는 회생제동의 정도를 조절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코나와 역시 동일하다. 왼쪽 것을 누르면 회생제동레벨이 하나씩 오르고, 오른쪽 버튼은 레벨을 낮춘다. 총 3단계의 회생제동은 단계가 높을수록 가속페달에서 발을 뗄 경우 많은 힘이 걸리는 구조다. 많은 양의 에너지를 모을수는 없지만 이 회생제동으로 최대 15% 정도의 에너지 절약을 기대하고 있다.

ADAS는 잘 준비됐다. 운전자를 보조하는 시스템 답게 차의 안전성을 미리 확보하는 측면이 크다.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을 활성화하고, 운전대에서 손을 떼면 차가 일정 시간 스스로 주행한다. 바로 부분자율주행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는 스티어링 휠을 다시 잡으라는 경고 메시지가 뜬다.

에너지 관리는 꽤 훌륭하다. 좀처럼 400㎞ 밑으로 떨어지지 않다가 거의 시승을 마쳤을 때에야 300㎞ 후반대로 주행가능거리가 줄어들 뿐이다. 충전은 그릴 옆의 충전구를 통해 이뤄지는데, 여러 방식의 충전기를 지원하도록 해놨다. 트렁크 안에 비치된 충전 단자를 사용하면 220V 일반 콘센트에서도 충전을 할 수 있다.

매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보조금 규모는 전기차 시대의 어려움을 대변한다. 한 대를 팔면 들어오는 세금이 상당한 내연기관과 다르게 전기차는 세금을 오히려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친환경도 돈이 관건이라는 점만을 증명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로 EV의 높은 상품성은 손뼉을 쳐줄만하다. 코나와 비교해 부족해 보이는 점은 최대주행거리 뿐이다. 니로 하이브리드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압도했던 것처럼 니로는 코나를 이길 자질이 충분하다. 문제는 지금 현재 구입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2019년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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