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전자투표를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블록체인 기술을 선거에 사용하기에는 이르다는 주장이 나왔다. 안정성이 확인될 때까지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블록체인. / 픽사베이 제공
블록체인. / 픽사베이 제공
11일(현지시각) 비트코인이스트와 외신에 따르면 미 국립과학공학의학아카데미(NASEM)는 156쪽에 달하는 ‘투표의 안전성 강화: 미국 민주주의의 보호’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투표 시스템은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사이버보안 전문가, 선거학자, 기타 사회과학자가 공동으로 2년에 걸쳐 작성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들은 인터넷을 이용한 투표가 검증 가능성과 기밀성, 보안성 측면에서 현재 기술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블록체인을 이용한 투표가 유망해 보이지만 이 기술은 선거에서 근본적인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들은 보고서에 블록체인 기술 기반 투표 문제점으로 악성코드에 의한 보안상 취약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재 기술은 투표 과정에 침투한 악성코드가 유권자 투표 기록을 변경하더라도 유권자는 그 사실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보고서에서 2020년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 선거 안전성과 투명성 보호를 위해 기존 종이투표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로 인해 미국 선거 방식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현재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는 오는 11월 치러질 중간선거에서 보츠라는 블록체인 투표 앱을 사용해 해외 주둔 군인들에게 투표를 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 시민권자가 모바일 앱을 통해 투표하는 첫 번째 시도다.

하지만 보츠는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직후 보안 취약 문제점을 지적받았다.

사라 제이미 루이스 프라이버시 연구원은 트위터에서 "보츠는 소스코드나 앱을 공개하지 않았고 보츠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단 4개 피어만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제 지적자들도 "스마트폰 투표는 악몽이다"라며 반대 의사를 전했다.

한편 보츠 앱은 보츠(Voatz)라는 소프트웨어(SW) 업체가 개발한 모바일 투표 솔루션이다. 보츠는 올해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지금까지 2400만달러(270억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보츠는 제출된 투표를 익명으로 집계하고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다. 블록체인 외에도 신분증(여권, 운전면허증 등) 등록, 얼굴 인식, 생체 인증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