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 규제 “생명윤리법 개정 시급…R&D 단계부터 규제기관과 협의해야”

입력 2018.09.13 18:17

바이오헬스 산업 규제 개선을 위해서는 생명윤리법 개정이 가장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바이오 산업에서는 적시성이 가장 중요한 만큼 R&D 단계에서부터 규제기관과 협의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임대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축사하고 있다. / 과기정통부 제공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18 서울 바이오이코노미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대표적 혁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바이오헬스 산업 발전을 위한 당면과제와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올해 처음 개최됐다.

현장에는 바이오산업 정책을 이끌 정부 당국과 관련 법안을 입안할 여·야 인사, 국내 바이오산업 관계자 등 '당·정·산' 관계자 3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바이오헬스산업을 육성할 정책적·산업적 '혁신 전략'을 공유했다.

◇ 바이오산업 성장 위해 규제 혁신한다

이날 참석한 과기정통부와 보건복지부는 바이오헬스 규제를 혁신하겠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불필요한 규제를 혁신하는데 일조한다는 방침이다.

임대식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국가 연구개발(R&D) 20조원 시대를 맞아 4차산업혁명 핵심 분야로 주목받는 바이오헬스 분야에 정부의 R&D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라며 "R&D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연구자 중심의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부는 연구개발 투자 확대, 규제 혁신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인공지능 정밀 의료, 첨단재생 의료 등 미래 융합 기술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계 바이오헬스 산업 시장 규모는 6조달러(6750조원)에 달한다"며 "잠재성장력이 반도체 20배, 조선산업 60배에 달하는 만큼 불필요한 규제를 혁신하도록 개선하겠다"고 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가장 핵심이고 알곡같은 분야가 바이오다"라며 "대한민국에 만연한 규제가 이런 산업을 못키운 듯 하기 때문에 규제를 혁신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명수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에서 첨단바이오산업법이 계류됐다"며 "하루빨리 통과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맞춤형 규제 필요, 생명윤리법은 개정해야

이날 포럼 패널토론에서는 바이오헬스 산업 규제 개혁을 위한 실질적인 업계 의견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서울 바이오이코노미 포럼 패널 토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 유진상 기자
우선 우리나라 규제 개혁을 위해서는 생명윤리법이 가장 먼저 개정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생명윤리법은 생명윤리 및 안전을 확보해 인간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인체에 해를 끼치는 것을 막고, 생명과학 기술이 인간의 질병예방 및 치료 등을 위해 이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04년 제정된 법이다.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은 "2005년에서 2014년까지 생긴 규제가 전체 규제의 60%에 달한다"며 그 중심에 생명윤리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가 발전하는 융복합 시대에 기술을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생명윤리법은 유전자 치료를 할 수 있는 질환 범위 규정 등 포지티브 규제로 채워져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며 "기초연구와 임상연구를 구분해서,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윤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의 기초연구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생명윤리법은 그 목적이 질병 치료에서 생명기술을 이용하자는 취지이기 때문에 이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R&D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규제기관과 협의해 바이오헬스 분야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기업 맞춤형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정태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총괄본부장은 "R&D부터 생산 판매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에서 규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다국적기업, 대기업은 우리나라의 인허가 규제가 어렵지 않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인허가 경험이 없는 R&D 중심 국내 중소 바이오벤처 기업에는 규제 장벽이 높게 인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같은 규제를 두고 온도차가 큰 만큼 수요자(업계) 의견을 반영한 맞춤형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영주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과장은 "규제는 현장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한다"며 "사전관리에서 사후관리로 규제 시스템이 바뀌는 만큼 잘못된 경우에 대한 처벌과 책임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규제완화가 아니라 규제조화, 규제융합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기준에 맞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바이오헬스산업 맞춤형 규제를 강조하며 의약품 개발 전주기관리, 수요자중심 규제, 글로벌 기준 규제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