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쓴 삼성·LG…日콘덴서 9개사 가격 담합 들통

입력 2018.09.16 15:02

일본계 콘덴서 제조사들이 삼성, LG 등 국내 가전 제조사들을 상대로 담합을 통해 10여 년 가까이 정상 가격보다 비싸게 제품을 납품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2000년 7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일본 국적의 9개 콘덴서 제조·판매사들이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공급하는 알루미늄·탄탈 콘덴서의 공급가격을 공동으로 인상·유지하기로 합의한 행위를 적발했다고 16일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본계 콘덴서 제조 9개사의 담합 행위를 적발하고 총 360억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담합 대상이 된 알루미늄 콘덴서 및 탄탈 콘덴서의 예시. /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콘덴서(condenser, capacitor)는 전자회로를 구성하는 부품 중 하나로, TV나 냉장고, 세탁기 등 일반 가전제품은 물론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 등 IT 기기, 자동차 등에 이르기까지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이라면 반드시 사용하는 필수 부품이다.

특히 일본계 제조사들이 만든 알루미늄 및 탄탈 콘덴서는 고급·고사양 제품으로 취급되어 다른 국가 및 제조사들 제품보다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고, 고급 가전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일본계 제조사 콘덴서의 국내 점유율은 제품에 따라 40%에서 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적발된 니치콘, 산요전기, 엘나, 히타치화성일렉트로닉스, 루비콘, 일본케미콘, 토킨, 마츠오전기, 비쉐이폴리텍 등 일본계 제조 9개사는 2000년 7월부터 ‘사장회’나 ‘MK회’, ‘ECC회’ 등과 같은 관리자 및 핵심 경영진들의 모임을 통해 국내 전자 및 가전 제조사들에 대한 납품가를 공유하고 담합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납품 가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최저 가격을 일정 선 이하로 내리지 않는 것은 물론,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한 경우 공동으로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삼성과 LG를 비롯한 국내 수요처들의 납품가 인하 계획을 저지하고 생산품 가격 인상의 원인을 초래했다는 것.

특히, 국내 모 제조사의 경우 제품 품질향상을 위해 성능이 개선된 신형 콘덴서를 구매하려 했지만, 담합을 통해 신형 콘덴서의 가격을 비싸게 책정함으로써 어쩔 수 없이 기존 제품을 쓰도록 유도하는 등 국내 제조사의 품질 향상 시도에도 악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그 결과 이들 일본계 콘덴서 제조 9개사는 2000년 7월부터 2014년 1월의 담합 기간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약 7366억원(알루미늄 콘덴서 2438억원, 탄탈 콘덴서 4928억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이들 일본계 콘덴서 제조 9개사를 대상으로 시정명령을 내리고 총 360억 9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한 비쉐이폴리텍, 마츠오전기, 엘나, 일본케미콘 등 4개사와 일본케미콘 소속 M 모 씨를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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