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디지털 통화 발행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디지털 통화 기반이 되는 기술 기반이 취약하고, 현금 사용 비중이 높다는 것이 이유다.

14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13일 유럽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현재 유로존에서 추가 통화를 발행할 필요가 없다"며 "현재 ECB와 유로 시스템은 중앙은행 차원에서 디지털 통화를 발행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유로존 상징. / 유럽중앙은행(ECB) 트위터 갈무리
유로존 상징. / 유럽중앙은행(ECB) 트위터 갈무리
드라기 총재는 블록체인 기반이 되는 분산 원장 기술에 대해 "상당한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분산원장 기술의 디지털 통화 기술 기반이 취약한 점을 디지털 통화 발행 계획이 없는 이유로 들었다. 여기에 유럽연합(EU) 국가의 현금 사용이 여전히 높은 점도 반영됐다.

ECB가 1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유로존에서 발생한 총 판매액의 79%, 총 거래액의 54%는 현금으로 이뤄진다. 다만, 현금이 아닌 결제 비중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ECB에 따르면 2017년 카드 결제 비중은 1년 전보다 7.9% 늘었다.

다만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부 국가는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디지털 화폐 발행 연구에 돌입했다.

EU 소속 국가인 노르웨이는 자국 내 현금 사용이 감소하자, 자체적으로 국가 단위 가상화폐 발행을 연구하고 있다. 스웨덴 중앙은행 역시 '이크로나(e-krona)'라는 디지털 화폐를 개발 중이다.

태국 중앙은행은 2019년 3월까지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entral bank digital currency∙CBDC)’ 연구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지난 8월 발표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디지털 통화 연구소(Digital Currency Research Lab)'를 운영하며 지금까지 40건이 넘는 특허 신청서를 제출했다. 해당 특허는 가상화폐와 기존 화폐를 결합하는 내용을 주로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홍콩, 호주, 뉴질랜드는 CBDC를 발행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