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샤오미의 저가 공세에 맞서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군분투 중인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원플러스라는 새로운 변수에 맞닥뜨렸다.

18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원플러스는 2분기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소폭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2분기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업체별 점유율 현황.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2018년 2분기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업체별 점유율 현황.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100~250달러(11만2400~28만1000원) 가격대 제품이 전체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저가 시장으로 꼽힌다. 인도에서는 400달러(44만9600원) 이상 스마트폰을 프리미엄 제품으로 분류한다.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2016년까지 삼성전자와 애플이 시장을 독식했다. 하지만 2017년 하반기부터 원플러스가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분기 들어 원플러스가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며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장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했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인도 스마트폰 고객의 교체수요가 발생하면서 스마트폰 구매 가격이 점차 높아지는 ‘트레이드 업'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여기에 온라인이 활성화돼 있는 점을 이용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온라인 판매를 시도한 원플러스의 전략이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플러스는 중국 오포와 비보를 자회사로 둔 BBK그룹의 자회사로, 오포와 비보가 주로 오프라인을 통해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에 집중하는 데 반해 상대적으로 프리미엄급 제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취한다.

원플러스의 대표 모델인 ‘원플러스6’는 2분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의 30%를 차지하며 2분기 인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올랐다.

원플러스는 2016년까지만 해도 400달러 이하대 제품에 주력했으나, 2017년부터는 600달러(67만4400원) 제품도 내놨다. 원래 이 가격대에서는 삼성전자가 강세를 보였으나,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가격대가 상승하며 원플러스가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박 연구원은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는 저가에 주력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중고가 제품이 중심인 만큼 원플러스의 부상은 인도 시장 선두 자리를 놓고 샤오미와 치열하게 경쟁 중인 삼성전자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신흥 시장의 경우 400~600달러대 제품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소위 플래그십 킬러에 대한 대응 전략을 수립해 글로벌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