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가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을 '와일드 웨스트(Wild West・미국 개척 시대의 황량한 서부)에 빗대며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8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영국 의회 재무위원회는 암호화폐 시장이 극심한 가격 변동은 물론 해킹에 취약하다며 "소비자를 보호하고 돈세탁과 같은 불법적인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비트코인 이미지. / 영국 영국 의회 재무위원회 갈무리.
비트코인 이미지. / 영국 영국 의회 재무위원회 갈무리.
니키 모건 하원 재무위원장은 보고서를 통해 "현재 정부와 규제 당국은 잠재적인 (가상화폐) 투자자에게 약한 경고를 하고 있다"며 "이는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또 가상화폐 교환과 가상화폐공개(ICO)를 제재하는 가장 빠른 방법에 대해 기존 법을 확대 적용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는 영국 금융감독원(Financial Conduct Authority)이 가상화폐와 관련한 스캠(사기)에 주의하라는 경고를 발표하는 등 규제에 앞장서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영국 재무위원회는 가상화폐 시장에 규칙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강도 높은 규제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영국 재무위원회 보고서에서 "영국은 비례 규제( proportionate regulation, 시장 규모에 맞춰 규제한다는 뜻으로 영국의 가상화폐 시장이 작은 만큼 규제도 약하게 한다는 의미)를 적용하고 있어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며 "영국 정부는 수많은 위험으로부터 가상화폐 시장 성장을 장려할 수 있는 규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 재무위원회는 지난 2월 의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상화폐는 알아도 어떤 규제나 개인 투자자를 위한 보호 장치가 마련돼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범죄 악용 가능성을 비롯해 가상화폐에 위험 요인이 있는지 조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