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T는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을 뜻합니다. 내적인 면을 분석하는 강점·약점 분석과, 외적 환경을 분석하는 기회·위협 분석으로 나누고, 긍정적인 면을 보는 강점과 기회, 반대로 위험을 불러오는 약점, 위협을 저울질합니다. IT조선은 SWOT를 통해 새로 나온 유통분야 제품·서비스를 분석해 봅니다. [편집자 주]

신세계그룹이 수백억원을 투자·육성한 ‘제주소주’의 ‘푸른밤’이 출시 1주년을 맞았다. 신세계그룹측은 제주소주 푸른밤이 1년간 800만병 팔렸다며, 이를 기념한 1주년 기념 에디션을 14일 선보였다.

제주소주 푸른밤 1주년 에디션. / 신세계 제공
제주소주 푸른밤 1주년 에디션. / 신세계 제공
제주소주 푸른밤에는 이호테우, 월정리 해변 등 ‘제주도 감성’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알콜 도수가 낮아(짧은밤 기준 16.9도) 저도수 주류를 선호하는 20~30대 제주도 여행자 사이에서 인기다. 여기에 신세계그룹 유통 인프라가 더해져, 비교적 짧은 시간에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반면, 강력한 경쟁자와 한정된 유통망은 단점이자 위기 요소로 꼽힌다.

강점(Strength)…든든한 지원군 신세계그룹, 제주도 매력 담은 점 유효

제주소주의 경쟁력은 신세계그룹에 인수될 당시 매우 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해 매출은 1억4000만원에 불과했고, 주력 제품이던 ‘곱들락’과 ‘산도롱’은 제주도 내에서도 ‘한라산’에 밀리는 형국이었다.

신세계그룹은 제주소주 인력과 생산 설비에 수백억원을 쏟아부었다. 제주도의 풍경과 감성을 신제품 브랜드에 녹여내고, 청정 화산암반수로 만들었다는 깨끗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제조 공정에 초정밀 여과과정을 도입해 맛을 다듬고 역한 알콜 향을 줄였다.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 유통 채널은 제주소주 푸른밤의 강력한 지원군이다. 제주소주는 생산 설비와 맛, 판로를 동시에 확보했고, 그 결과 제주소주 푸른밤의 연간 판매량은 800만병을 기록하는 등 일취월장했다.

제주소주 푸른밤 런칭 초기 신세계그룹 유통채널의 판매 비중은 92%에 달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이 비중은 55%로 줄었다. 그만큼 제주소주 브랜드의 자생력이 확보된 셈이다. 덕분에 제주 이외 지역에서의 신규 수요도 기대할 수 있다.

약점(Weakness)…‘800만병 받고 18억병’ 너무 강력한 경쟁자

신세계측은 제주소주가 4개월만에 300만병, 출시 후 1년간 800만병 판매됐다며 자찬하는 분위기다. 숫자 자체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경쟁자의 면면을 보면 여전히 초라한 수치다.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 ‘참이슬’의 연간 판매량은 18억병에 달한다. 국내 총 판매량인 36억3600만병(통계청 기준)의 절반쯤에 해당하는 수량이다. 2위인 롯데그룹 ‘처음처럼’의 소주 시장 점유율은 16%, 병수로 환산하면 연간 4억6800만병쯤 된다.

무학이 만든 부산 지역소주 ‘좋은데이’는 2017년 5월 리뉴얼 후 한달만에 4000만병이 팔렸다. 대선주조 역시 ‘대선’ 출시 2개월만에 300만병의 판매고를 올렸다. 제주도 지역소주 ‘한라산’의 연간 판매량도 5035만병으로 조사됐다. 모두 제주소주 푸른밤보다 월등히 좋은 성적이다.

원산지가 제주도라는 점, 제주도 이외 지역 유통망이 부족하다는 점도 물류 측면을 봤을 때 단점으로 꼽힌다. 실제 제주소주 푸른밤은 백화점이나 마트에서만 구입할 수 있고, 일반 주류업소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기회(Opportunity)…젊은 층 사이에서 ‘수근수근’, 해외 수출도 ‘속속’

주류업계 조사 결과를 보면, 위스키를 비롯한 고도수 주류 판매량은 해마다 감소세를 보인다. 반면, 소주를 포함한 저도수 주류의 매출은 견조하다. 위스키, 와인, 소주 등 모든 주류의 알콜 도수는 꾸준히 내려가는 추세다. 경쟁 모델보다 도수가 낮고 다양한 용량으로 출시되는 제주소주 푸른밤에게 호재인 셈이다.

제주소주는 ▲중대용량 640㎖ 페트 ▲야외에서 마시기 좋은 보냉팩 ▲25~30도 도수 1.8·4.5ℓ 용량 담금주 ▲20.1도 도수 긴밤 ▲선물용 미니어처 세트 ▲소용량 혼술 패키지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춰 폭넓은 사용자층을 노린다.

젊은 소비자를 노린 특화 마케팅도 차별화 요소다. 제주소주 푸른밤의 병에 새겨진 QR코드를 읽으면 제주도 관광지 4곳(협재해수욕장·월정리해변·이호테우해변·제주소주코스모스)의 영상과 사진을 볼 수 있다. 제주소주 푸른밤을 마시며 제주도의 추억을 되새겨보라는 의도다.

제주소주 푸른밤은 런칭 1년이 지난 신생 브랜드지만, 벌써 해외 수출 실적을 내고 있다. 첫 수출지는 몽골, 물량은 4만8000병쯤 된다. 나아가 신세계그룹의 해외 유통망을 활용하면 동남아와 북미, 유럽 시장도 노려볼 수 있다.

위협(Threat)…제주서만 강한 제주도 여포’ 될라, 판매망·실적 확보 시급

신세계그룹은 제주소주를 인수, 제주도를 대표하는 한류 상품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제주소주는 일단 ‘제주도 내’에서의 인지도 및 판매량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제주도 이마트 3곳에서 제주소주의 점유율은 10%쯤이다. 제주도 내 음식점과 편의점 3300곳쯤에서 제주소주를 만날 수 있다.

반면, 제주도 이외의 지역에서는 제주소주를 만나기 어렵다. 신세계그룹의 유통망이 촘촘하다고는 하지만, 소주의 주요 판매처인 일반음식점과 유흥업소 부문까지는 뻗어있지 않다. ‘한류 상품’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실패한 셈이다.

판매량은 늘었지만, 실적은 여전히 부진한 점도 골칫거리이자 위협 요소다. 전자공시 자료를 보면, 제주소주는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이후 적자 폭이 되려 늘었다. 매출은 2016년 1억6300만원에서 2017년 12억원대로 늘었다. 하지만, 영업손실도 2016년 19억원에서 2017년 59억원으로 늘었다.

제주소주가 적자를 벗어나 소주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판매망 확보, 이를 토대로 한 실적 개선이 필수라는 업계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