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 회장이 미국에서 1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던 약속을 철회했다. 이 약속은 마윈 회장이 지난 2017년 1월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했던 것이다. 마윈 회장은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자 약속을 뒤집은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 1월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 미국에서 10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던 모습. / CNBC방송 갈무리
2017년 1월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 미국에서 10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던 모습. / CNBC방송 갈무리
마 회장은 19일(이하 현지시각) 중국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100만개 신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약속은 양국 간 친밀한 파트너십과 합리적인 무역 관계를 전제로 했던 것이다"라며 "해당 전제 조건은 오늘날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또 "무역은 무기가 될 수 없으며 전쟁을 시작하는데 사용돼서는 안 된다"며 "무역은 평화를 위한 원동력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 회장은 2017년 1월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40분간 만나 향후 5년간 미국에서 일자리 100만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업계에선 미국 정부에 의해 '악덕 기업'으로 낙인찍힌 알리바바가 트럼프 대통령 대선 공약 중 하나인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일조해 관계 개선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알리바바가 약속한 일자리 개수는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약속한 일자리 5만개보다 20배 많은 수준이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회동 직후 트럼프 타워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알리바바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회사 가운데 하나며 위대한 기업이다"라며 "마 회장과 내가 함께 큰 일을 할 것이다"라고 추켜 세우기도 했다.

알리바바는 최근 미·중이 3차 관세전쟁을 벌이자 해당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마윈 회장은 18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알리바바 기업설명회(IR)에서 "미중 무역 전쟁은 20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며 관련국을 엉망으로 만들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마윈 회장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은퇴하더라도 새로운 규칙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미중 갈등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