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자주 거론되던 화두는 ‘풀스크린'이다. 인공지능(AI), 멀티 카메라 등 기능적인 측면에서 차별화를 꾀하는 시도도 있지만,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가 플래그십 제품에서 가장 우선시하는 부분은 ‘전면 디스플레이 비중을 얼마나 늘리느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 /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 /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스마트폰 시장에서 액정표시장치(LCD) 시대가 저물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대세로 떠오른 것도 풀스크린 트렌드와 궤를 같이 한다. OLED는 LCD와 달리 별도의 백라이트가 필요없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로 디자인 혁신에 용이하다. 최근 풀스크린을 지향하면서 베젤리스, 노치, 엣지 등 다양한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늘어나는 배경에도 OLED가 있다.

OLED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선두주자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2017년 갤럭시S8을 시작으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라는 이름의 풀스크린 OLED 채택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화면비도 기존 16대 9 비율에서 벗어나 18.5대 9라는 파격적인 시도를 곁들였다.

갤럭시 시리즈의 엣지 디스플레이는 소비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베젤을 최소화하는 플렉시블 OLED의 장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다.

6월 중국 오포가 공개한 ‘파인드X’는 스마트폰 전면 디스플레이 비중이 무려 93.8%에 달하는데, 오포는 이를 위해 엣지 형태의 6.42인치 플렉시블 OLED를 도입했다. 파인드X의 엣지 디스플레이가 크게 부각되지 않은 이유는 노치 디자인에서 탈피하기 위해 전면 카메라를 평소 숨겨뒀다가 필요할 때 돌출시키는 ‘팝업 카메라'가 더 화제가 된 탓도 있다.

비슷한 시기 중국 비보가 출시한 스마트폰 ‘NEX’도 스마트폰 전면에서 화면이 차지하는 비율을 91.2%로 했다. 비보 역시 6.59인치 풀스크린 OLED를 탑재했다. 이 제품은 상하단 베젤이 각각 1.8㎜와 4.3㎜에 불과하다.

또 스크린 사운드 캐스팅 기술을 통해 OLED 디스플레이가 자체 진동해 음향을 전달하는 방식도 적용했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내장형 지문인식(FoD) 기능까지 최초로 채택하는 등 OLED의 장점을 극대화한 제품 중 하나로 꼽힌다.

애플이 최근 선보인 아이폰XR과 아이폰XS, 아이폰XS맥스 3종은 아이폰 최초로 OLED를 탑재하기 시작한 전작 아이폰X의 노치 디자인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이들이 실망감을 표했다. 하지만, 아이폰XS맥스의 경우 6.5인치 대화면임에도 불구하고, 플렉시블 OLED를 적용해 완제품 크기는 기존 5.5인치 아이폰8플러스와 비슷한 수준을 구현했다.

노치는 전면 카메라와 각종 센서, 음성 수화부를 대체할 수 없는 현 시점에서는 비록 과도기적이지만 스마트폰 제조사가 풀스크린에 한 발짝 더 다가가기 위한 최선의 디자인으로 받아들여진다. 아이폰X 이후 샤오미 미8프로, 화웨이 P20프로, 원플러스6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노치 디자인을 계승하는 중이다.

한 손에 쥐는데 무리가 없으면서 최대한 화면 크기를 키우려는 풀스크린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조만간 6인치 이상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2019년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의 평균 크기가 사상 처음으로 6인치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시장 성장세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