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0월부터 암호화폐 거래소 벤처기업 제외…업계 의견 분분

입력 2018.09.27 16:33 | 수정 2018.09.27 17:11

블록체인 업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가 결국 벤처기업에서 제외됐다. 업계는 정부의 고민이 충분히 반영된 만큼 이해한다는 반응과 해당 조치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는 반응으로 나뉜다.

. / 테크크런치 갈무리
27일 정부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개정안은 그동안 일반 유흥주점업, 무도 유흥주점업, 기타 주점업, 기타 사행시설관리 및 운영업, 무도장 운영업 등 5개 업종을 '벤처기업에 포함되지 않는 업종'으로 정했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이 추가됐다.

정부는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과 관련해 비정상적인 투기과열 현상과 유사수신·자금세탁·해킹 등 불법행위가 발생함에 따라 이를 벤처기업에 포함되지 않는 업종으로 정해 건전한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자 한다"고 개정 이유를 밝혔다.

정부의 정책이 발표된 이후 관련업계는 의견이 극명하게 나뉜다. 우선 이미 중소기업벤처부가 한달 전 입법을 예고한 만큼 거래소 사업자들은 따를 수밖에 없지 않냐는 의견이 나온다.

중소기업벤처부는 8월 벤처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당시 중기부는 "법적으로 벤처기업이란 투자를 유치하거나 연구개발을 적극 수행하는 기업이다"라고 정의하며 "투기과열 현상이 빈번한 가상화폐 거래소는 벤처생태계 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 "가상화폐 거래소 자체를 규제하는 것은 아니나 정부가 벤처기업으로 육성해야할 대상 업종은 아니다"라고 공시했다.

국내 대형 거래소 한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대해 사업자가 할 수 있는 건 없다"며 "이미 개정안이 통과된 만큼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거래소에서 투기 과열 현상을 비롯해 최근 잇따른 보안 문제가 발생한 만큼 벤처 제외를 이해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블록체인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무조건 옳았다고 말할 순 없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분위기를 보면 규제는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인은 블록체인을 구성하는 일부는 맞지만 코인 자체가 블록체인은 아니다"라며 "정부가 충분히 고민하고 시행령을 발표한 만큼 이를 따라야 한다"고 했다.

최근 거래소 보안 사고가 잇따르며 문제가 발생했던 만큼 벤처에서 제외하는 것이 맞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술적 문제와 더불어 보안 수칙 정비, 조직 체계 개편 등 사회적 여건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가상화폐 개념이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상 화폐 거래소를 벤처로 지원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폐라고 하면 무조건 규제를 하는 것 보다는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정한 뒤 이에 맞는 규제를 해야 한다"며 "블록체인 기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가상화폐 거래소 벤처 제외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일부 거래소의 문제를 일반화해 모든 거래소의 문제로 확대하고 일괄 규제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또 중기부가 언급한 투기 기준이 불분명하고 근거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정부가 언급한 투기 기준이 불분명한데다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분리하려는 시도가 잘못됐다"며 "정부는 협력보다는 일방적인 규제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현재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정치권이 이념 논리를 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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