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 스마트폰 제조사가 낮은 수익성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스마트폰 사양은 상향 평준화되고 있으나, 가격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진 탓에 판매량을 유지하더라도 이익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탓이다.

갤럭시노트9 미드나잇 블랙. / 삼성전자 제공
갤럭시노트9 미드나잇 블랙.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5일 공시한 2018년 3분기 잠정실적에서 17조5000억원의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가전 등 모든 부문에서 실적이 고르게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마트폰 사업을 영위하는 IM부문은 역성장을 기록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증권가에서 예상한 삼성전자 IM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2조2000억~2조3000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3조2900억원과 비교해 1조원쯤 줄었고, 직전분기 영업이익인 2조6700억원보다도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가 8월 출시한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도 실적 반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 시장에서는 갤럭시노트9의 판매량이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으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갤럭시노트9은 카메라 모듈 등 원가 상승 요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전작인 갤럭시노트8과 비슷하게 책정됐다. 기본 모델 가격이 100만원 초반대를 넘어서면서 소비자 가격 심리 저항선을 넘어섰다는 분석에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8월 24일 출시된 갤럭시노트9 판매량은 현재까지 138만대로, 연말까지 1000만대 판매가 예상된다. 갤럭시노트8의 경우 출시 후 연말까지 976만대 판매됐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14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LG전자는 2018년 3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74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HE, H&A 등 가전 부문이 대부분의 이익을 창출했고, MC사업본부는 1500억원쯤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LG전자의 경우 2017년 3분기 영업손실 3810억원과 비교해 적자폭이 줄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직전분기 영업손실 1854억원과 비교해도 실적이 소폭 개선된 모습이다. LG전자는 상반기 출시한 ‘G7 씽큐'의 부진을 메울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40 씽큐'를 최근 공개하고, 10월 중순쯤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상황은 고가 전략을 고수하는 애플과는 전혀 딴판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2018년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전체 이익의 62%를 독식했다. 특히 애플은 800달러(89만6600원) 이상 초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88%의 이익을 싹쓸이했다. 애플은 올해 신제품 아이폰에서도 가장 비싼 모델의 가격을 1449달러(162만4500원)로 책정하면서 고가 전략을 유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2019년에는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과 차세대 초고속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5G’ 스마트폰을 내세워 고급화 전략을 펼칠 전망이다. 하지만, 새로운 폼팩터를 시도하는 초기 제품인 만큼 당장 실적 개선에 기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이를 고려해 중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수익성 확보에 나섰으나,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제조사의 추격이 만만찮다는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