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최대 8개 코어를 탑재하는 9세대 코어 프로세서 라인업을 공개하며 PC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게이밍 시스템이나 인터넷 스트리밍 영상의 편집 및 송출용 시스템 등으로 고성능·고사양 PC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 등장한 인텔의 차세대 고성능 프로세서이기 때문이다.
인텔 9세대 프로세서는 최대 8개의 코어 지원 외에도 재미있는 특징이 많다. 그중 하나가 기존 8세대용 메인보드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9세대 프로세서와 함께 선보인 Z390 칩셋뿐 아니라 기존 8세대용으로 선보인 Z370, B350 칩셋 보드도 제조사가 바이오스를 지원하면 9세대 프로세서를 사용할 수 있다.
◇ Z390 메인보드의 특징 ‘강화된 전원부’
기존 8세대용 칩셋과 메인보드에서 9세대 프로세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기존 칩셋과 새로운 칩셋의 기본적인 기능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뭔가 차별화된 특징이 없었다면 Z390 칩셋과 이를 사용한 메인보드가 따로 출시될 이유가 없다.
이번 Z390 칩셋 메인보드가 내세우는 장점은 ‘강화된 전원부 구성’이다. 이번 9세대 프로세서는 8세대 프로세서와 비교해 최대 2개의 코어가 더 늘어난 것은 물론, 부스트 시 최대 작동속도도 더욱 빨라졌다. 제조 공정은 14㎚++로 변함없기 때문에 8세대 프로세서보다 전력 소비가 늘어날 것은 뻔한 상황이다.
반면, 처음부터 9세대 프로세서에 맞춰 디자인된 Z390 메인보드는 8코어 프로세서가 요구하는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메인보드 제조사 중 하나인 에이수스(ASUS)의 경우 Z370 칩셋 메인보드 거의 전 라인업에 ‘DrMOS’를 사용한 고급 전원부 구성을 채택했다.
‘DrMOS’란 전원부를 구성하는 MOSFET과 드라이버를 하나의 칩으로 통합함으로써 전력 공급의 효율을 높인 부품으로, 이전까지는 주로 하이엔드급 메인보드나 그래픽카드에 채택되던 부품이다. 즉 9세대 프로세서에서 요구하는 더 많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가바이트나 MSI 등 다른 제조사 메인보드도 페이즈(phase, 병렬 구성 전원부의 단 수)를 늘리거나 더욱 안정적이고 고성능의 부품을 사용하는 등 방식은 달라도 전원부 구성을 기존 8세대용 보드보다 강화한 것이 눈에 띈다.
◇ 더욱 강화된 오버클럭 잠재력도 매력
‘오버클럭’이란 반도체 부품을 기본 사양보다 강제로 더욱 빠르게 작동하게 함으로써 성능을 높이는 기법이다. 물론 성능이 향상되는 대신 전력 소비량은 늘어난다. 충분한 전원이 안정적으로 공급될수록 오버클럭의 성공률과 안정성이 높아지고, 성능 향상의 폭도 더욱 커진다. 그만큼 기존 8세대용 메인보드에 비해 전원부가 전반적으로 강화된 Z390 메인보드가 오버클럭에 더 유리하다.
인텔 9세대 코어 i9-9900K 프로세서를 예로 들면 평소에는 3.6㎓의 속도로 작동하지만, CPU 부하가 늘어나 터보 부스트 기능이 활성화되면 순간적으로 최대 5.0㎓의 속도로 작동한다. 무려 40%에 가까운 속도 향상이다.
순간적으로 성능을 끌어올리는 만큼 순간적인 전력 소모량도 상승하는데, 이때도 전원부 안정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 높은 전력이 안정적으로 공급될수록 최대 속도를 더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어 수가 2개 더 늘어나 전반적인 전력 소모가 늘어난 9세대 프로세서에 Z390 보드가 가장 어울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메인보드 제조사들도 Z390 칩셋을 채택한 신형 메인보드 제품군을 선보이며 너 나 할 것 없이 오버클럭 기능을 전면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오버클럭을 통해 최대 성능을 노리는 마니아라면 아예 처음부터 Z390 메인보드를 쓰는 것이 낫다. 포지션이 겹치는 데다 기능이나 성능은 더 우수한 만큼 기존 8세대용 최상급 라인업인 Z370 칩셋을 이번 Z390 칩셋이 완전히 대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