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2018] 금감원, 최근 4년간 부당 대출금리 12건 적발하고도 제재 안해

입력 2018.10.12 10:16

금융감독원이 2014년 이후 12건의 가산금리 부당산정 사례를 적발하고도 제재없이 그냥 넘어갔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4년 7월 이후 은행권 금리산정체계 관련 적발 및 조치현황. / 고용진 의원실 제공
12일 고용진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더불어민주당, 사진)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은행 가산금리 관련 금감원 검사결과 현황’ 자료에 따르면 광주은행,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 수협중앙회, KEB하나은행, 농협은행 등 6개 은행에서 12건의 가산금리 부당산정 사례가 적발됐지만 금감원은 한 건도 제재하지 않았다.

시중은행 가산금리 문제가 처음 드러난 것은 2012년 7월 감사원 감사 결과(‘금융권역별 감독실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려 저금리정책을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이 불합리한 가산금리 인상을 통해 가계에 불필요한 대출이자 부담을 가중한다는 지적이었다.

당시 금감원은 감독기구로서 제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이 일자, 그해 10월, ‘은행 대출금리 체계에 대한 감독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대출금리체계 모범규준’을 만들고 대출금리 결정과정을 중점검사사항으로 운영하며, 부당한 가산금리 부과사례는 제재를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금감원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금감원은 6개 은행에서 12건의 가산금리 부당산정 사례가 적발됐음에도 은행과 임직원을 제재하지 않았다. 은행법에 따르면 금감원은 검사 결과 문제가 적발되면 해당 은행을 위반행위의 중지 및 경고와 시정명령, 영업정지 조치를 내릴 수 있다. 또 임직원을 면직․정직․감봉․견책․주의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금감원은 광주은행 검사 결과 ‘대출금리 산출체계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산금리 항목은 시장상황에 따라 주기적으로 조정한다. 하지만 광주은행은 2015년 3월 이후 가산금리를 산출하면서 예상손실, 유동성프리미엄, 자본비용, 업무원가 등을 최초 입력된 값으로 계속 사용해 부당하게 가산금리를 올려 받았다. 금감원 조치는 ‘경영유의’만 통보하는데 그쳤다.

2016년에도 금감원은 SC제일은행 검사결과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산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SC은행 내규를 위반해 담보가액을 낮게 산정해 결과적으로 높은 가산금리를 적용했다.

2015년에도 금감원은 한국씨티티은행, 수협중앙회, KEB하나은행 등을 검사한 결과 대출 가산금리 운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은행은 2011년 2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36개 영업점에서 68명의 부동산담보대출 69건을 약정서상 가산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하거나 영업점장 승인없이 가산금리를 부당하게 인상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제재 등급 중 가장 낮은 ‘자율처리 필요사항’을 통보하는데 그쳤다. ‘자율처리 필요사항’은 은행이 자체적으로 시정하고 금감원에 보고하는 것을 말한다.

2014년에는 광주은행,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은 가산금리 관련 부당산정 사례가 적발되었지만, 금감원은 모두 ‘경영유의’ 조치로 끝나고 말았다. 이 밖에도 은행연합회가 고시한 신규 코픽스 금리가 아닌 전월 고시금리를 입력해 대출금리를 과다 수취한 수협중앙회(2015년), 유동성 프리미엄, 영업점장 전결가산금리 등에서 불합리하게 높은 가산금리를 적용한 하나은행(2015년), 내부이전금리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된 농협은행(2015년) 등에 대해 ‘경영유의’ 처분만 적용했다.

최근 5년간 금융회사·임직원 제재 현황(단위 : 건, 명) / 고용진 의원실 제공
또 금감원은 2013년 2150건에 달하던 금융회사와 임직원 제재를 2017년 650건으로 대폭(70%) 축소했다. 2014년부터 검사․제재 업무 혁신이라는 명목으로, 종합검사를 폐지하고 내규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조치하는 방향으로 제재 방식을 바꿨기 때문이다.

고용진 의원은 "대출금리 문제는 국민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중요한 사안이다"라며 "그동안 금융감독당국이 솜방망이 징계로 사실상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감원이 소비자보다 힘센 은행 편을 든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면서 "소비자 보호를 중심으로 금융감독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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