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병의 수송과 전투에 반드시 필요한 장갑차는 궤도식 장갑차와 차륜형 장갑차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개념적으로 본다면 궤도식 장갑차는 험지 주행 능력이 좋고 방어력에서 우위에 있는 경우가 많고, 차륜형 장갑차는 가볍고 속도가 빨라 신속한 이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본다면 2차대전 이후 장갑차는 궤도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어느 정도의 방어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차체가 다소 무거워지게 되고 그에 따라서 궤도식으로 만드는 것이 안정된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스트라이커 여단의 탄생
냉전 종식 후 미군은 소련이라는 엄청난 적은 없어졌지만, 세계 각국에서 소규모 분쟁들이 엄청나게 늘어남에 따라 군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숲에서 무서운 호랑이가 없어지자 여우 같은 작은 동물들이 여기저기 나타나면서 말썽을 부리는 격이라 ‘세계의 경찰’로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1999년 6월 미육군 참모총장에 일본계 미국인인 에릭 신세키 대장이 취임하였는데, 그는 미국의 세계의 경찰로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세계 어디나 신속하게 전개할 수 있도록 군을 개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런 부대를 ‘잠정군 여단 전투단’(Interim-Force Brigade Combat Team·IBCT)라고 명명하였다.
이 장갑차는 2002년 2월 27일 명명식 행사에서 과거 명예훈장을 받은 군인의 이름을 따서 ‘스트라이커’(Stryker) 장갑차로 명명하였다.
스트라이커 장갑차를 장비한 신속 전개 부대는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Stryker Brigade Combat Team·SBCT)라 명명되었고 6개의 SBCT가 창설되어 총 2112대를 도입하게 된다.
이후 SBCT는 더욱 확대되어 현재는 총 9개의 SBCT가 편성되었으며, 장비하는 스트라이커 장갑차도 총 4466대에 이르게 된다. SBCT는 전 세계 어디라도 96시간 안에 전개가 가능하며, 스트라이커 장갑차는 지금까지 임무에 맞게 총 12개의 형식이 개발되었다.
◇ 스트라이커 장갑차의 성능
스트라이커 장갑차는 총 12가지의 형식이 개발되었는데, 기본이 되는 것은 역시 병력수송 타입인 ‘M1126 ICV’이다. 여기서 ICV는 보병전투차를 뜻하는 ‘Infantry Combat Vehicle’의 약자가 아니라 병력수송차를 뜻하는 ‘Infantry Carrier Vehicle’의 약자다.
차체 전면은 14.5㎜ 탄의 직격에 견딜 수 있고, 측면과 후방은 7.62㎜ 탄을 방어할 수 있다. 최근에는 지뢰나 급조 폭발물에서 발생하는 폭풍을 밖으로 흘러보낼 수 있도록 차체 하부를 V자 형태로 만든 차량이 보급되고 있다.
차내장비는 전면 디지털화되어 차량과 지휘소 사이에 실시간 정보교환이 가능하고, 차외에는 ‘RWS’(Remote Weapon System)이라 불리우는 리모콘 작동식 총탑이 있어 차내에서 사격할 수 있다.
이 RWS에는 40㎜ 유탄발사 기관총, 12.7㎜ 중기관총, 7.62㎜ 중기관총 등을 선택하여 장착할 수 있다.
RWS는 승무원이 밖으로 몸을 내밀지 않고 사격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스트라이커 장갑차에서 최초로 도입된 이후 여러 회사에서 개발되어 보급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데, 미 육군의 ‘험비’나 ‘M1A2 에이브람스’ 전차 등에도 장비되었고, 세계 각국에서도 여러가지 형태가 개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방위산업 전시회 같은 곳에 가보아도 국내 방산 업체에서 개발한 RWS가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차륜형 장갑차의 시대가 열리는가
미군의 장비는 미군 자체의 장비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진 군 체계의 표본으로서 세계 각국에 본보기를 보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 기동포 시스템과 전차
차륜형 장갑차의 각종 파생형 가운데 적의 주력전차와 전투를 벌일 수 있는 중요한 차량이 ‘기동포 시스템’(Mobile Gun System·MGS)이다. 기동포 시스템은 미군의 ‘M1128 MGS’처럼 스트라이커 장갑차의 차체에 오버헤드 건 마운트 형식으로 105㎜ 포를 장비한, 글자 그대로 기동포 시스템인 것도 있고, 아예 전차를 대신할 수 있도록 장갑 포탑에 주포를 장비한 것도 있다.
이미 2차대전 후반에 등장한 휴대용 보병용 대전차화기와 대전후 등장한 대전차 미사일의 위협으로 전차무용론이 제기되었고 독일의 ‘레오파트 1’이나 프랑스의 ‘AMX-30’처럼 방어력의 부족을 기동력으로 해결하려는 전차들이 등장했지만 결코 성공적이지 못했다.
비록 전차가 절대적인 생존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강한 정도로도 방어에는 엄청난 도움이 된다. 앞으로 기동포와 전차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