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를 비롯한 최근 온라인 게임들은 혼자서 즐기기보다는 여럿이서 팀을 맺고 상대 팀과 대결하는 팀 간 대전이 주요 콘텐츠다. 팀원끼리 게임 정보를 즉각 공유할 수 있는 실시간 채팅은 필수 기능이 됐고, 그런 채팅을 위한 ‘게이밍 헤드셋’도 필수품으로 떠올랐다.

요즘은 헤드폰과 비슷한 형태의 게이밍 헤드셋 대신 귀에 꽂는 이어폰 형태의 ‘게이밍 이어폰’이 게이머들의 관심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헤드폰 형태의 게이밍 헤드셋보다 이어폰 형태의 게이밍 이어폰이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다. / 최용석 기자
헤드폰 형태의 게이밍 헤드셋보다 이어폰 형태의 게이밍 이어폰이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다. / 최용석 기자
게이밍 이어폰이 주목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가장 큰 이유는 사용 편의성이다. 기존의 헤드폰 형태의 헤드셋은 대부분 귀 전체를 덮는 이어 컵과 머리 위를 가로지르는 헤드 밴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잠깐 착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장시간 착용하다 보면 이어 컵과 헤드밴드 안쪽에 땀이 차서 눅눅해지기 쉽다.

일부 제품은 헤드셋이 고정되는 귀 주변을 강하게 압박해 장시간 착용 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100g이 넘는 헤드셋의 무게도 장시간 긴장 속에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의 피로를 가중하는데 한몫한다.

게이밍 이어폰(왼쪽)은 일반 헤드폰형 게이밍 헤드셋과 비교해 작고 가벼워 장시간 착용해도 부담이 적다. / 최용석 기자
게이밍 이어폰(왼쪽)은 일반 헤드폰형 게이밍 헤드셋과 비교해 작고 가벼워 장시간 착용해도 부담이 적다. / 최용석 기자
반면 게이밍 이어폰은 귓구멍에만 걸치고 사용하기 때문에 장시간 착용해도 땀이 차지 않고 한결같은 착용감을 유지할 수 있다. 무게도 헤드폰형 헤드셋의 1/10 수준으로 가벼워 장시간 착용해도 신체에 걸리는 부담이 적다.

차음성(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능력)력이 상대적으로 좋은 것도 게이밍 이어폰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대부분의 헤드폰형 게이밍 헤드셋이 귀를 완전히 덮는 형태로 나오지만, 주변의 소음을 완벽히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PC방처럼 여러 사람이 같이 이용하는 장소일 경우 주변 소음이 크면 헤드셋을 써도 게임에 집중하기 어렵다.

대부분 귓구멍 속에 직접 꽂는 ‘인이어’ 형태의 게이밍 이어폰은 상대적으로 주변 소음이 새어 들어갈 가능성이 작아 게이머가 게임 사운드 및 음성 채팅에만 집중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게이밍 이어폰은 스마트폰용 이어폰으로 쓸 수 있도록 4극 3.5㎜ 플러그를 채택하고 있다. / 최용석 기자
대부분의 게이밍 이어폰은 스마트폰용 이어폰으로 쓸 수 있도록 4극 3.5㎜ 플러그를 채택하고 있다. / 최용석 기자
음향 기술의 발달로 이어폰의 음질이 헤드폰을 상당 부분 따라잡은 것도 게이밍 이어폰의 인기 비결이다. 귓구멍에 들어가는 지름 수㎜의 초소형 드라이버 유닛으로도 고급 헤드폰 못지않은 묵직한 저음과 선명한 고음을 충분히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음질 때문에 헤드폰형 헤드셋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다.

평소에는 스마트폰에 꽂아서 음악 감상이나 통화용 이어셋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게이밍 이어폰의 장점이다. 아예 처음부터 스마트폰에서 표준으로 사용하는 4극 3.5㎜ 플러그를 사용하고 마이크에 통화/재생 버튼까지 탑재해 스마트폰에서 함께 쓸 수 있도록 디자인된 제품이 대다수다.

3만원대의 가격에 듀얼 드라이버 구성(왼쪽)과 탈착형 케이블을 채택한 제닉스 ‘타이탄 인이어’ 게이밍 이어폰. / 최용석 기자
3만원대의 가격에 듀얼 드라이버 구성(왼쪽)과 탈착형 케이블을 채택한 제닉스 ‘타이탄 인이어’ 게이밍 이어폰. / 최용석 기자
가격대도 보통 2만 원대~3만 원대, 비싸도 5만 원대 내외에 포진하고 있어 전문 오디오 브랜드의 이어폰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도 우세하다. 주변기기 전문 브랜드 제닉스의 인기 모델 ‘타이탄 인이어(Titan In-Ear)’ 제품의 경우 수십 만 원짜리 고가 커스텀 이어폰에서나 채택할 만한 듀얼 드라이버에 탈착형 케이블을 사용하는 등 구성면에서도 어지간한 중저가 이어폰을 뛰어넘을 정도다.

일반 헤드폰형 헤드셋보다 휴대성도 뛰어난 만큼 요즘 게임용으로 많이 구매하는 게이밍 노트북에도 잘 어울린다. 일부 게이밍 헤드셋은 휴대하기 편하게 접이식(폴더블) 디자인을 채택한 제품도 있지만, 셔츠 주머니에도 쉽게 넣을 수 있는 게이밍 이어폰과 비교하면 여전히 휴대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문 음향기기 브랜드 제품보다 ‘가성비’가 뛰어난 것도 게이밍 이어폰의 장점이다. / 네이버 쇼핑 갈무리
전문 음향기기 브랜드 제품보다 ‘가성비’가 뛰어난 것도 게이밍 이어폰의 장점이다. / 네이버 쇼핑 갈무리
요즘은 게임 방송을 하는 인기 스트리머 중에도 게이밍 이어폰을 사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헤드셋과 다르게 방송하는 스트리머의 얼굴을 덜 가리기 때문에 방송용(?) 장비로도 유리하다. 좋아하는 게임을 즐기는데 헤드셋이 꼭 필요하지만, 기존의 헤드폰형 헤드셋이 사용하기 불편했다면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고 활용도도 좋은 게이밍 이어폰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