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을 표류한 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 구축 사업자가 결정된다.

행정안전부는 17일 재난망 입찰 기업의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당일 결과를 발표한다.

이통3사는 권역별 A·B·C사업에 모두 응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각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철도통합통신망(LTE-R) 구축 경험과 드론 관제 기술에 대한 평가가 이번 수주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재난망 본사업 구역을 ▲A사업(서울, 대구, 대전, 세종, 경북, 충남, 제주) ▲B사업 (광주, 경기, 강원, 전북, 전남) ▲C사업(부산, 인천, 울산, 충북, 경남) 등 3개 사업으로 나눠 단계적으로 발주한다.

이통3사 로고. / 각사 제공
이통3사 로고. / 각사 제공
이통3사가 가장 주력하는 구역은 A사업이다. 사업비 규모가 가장 크고, 재난망을 관리하는 운영센터 두 곳이 모두 A구역에 포함된다. A사업을 획득하면 2025년까지 전체 사업의 총괄 역할을 맡는다.

이통3사가 A사업권 확보를 위해 가장 강조하는 것은 LTE-R 구축 경험이다. KT는 5일 재난망 전초전으로 평가받은 경부선 KTX 1단계 LTE-R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재난망 본입찰에서도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SK텔레콤 역시 LTE-R 수주 경험을 내세운다. SK텔레콤은 2015년 부산지하철 1호선을 시작으로 2016년 김포도시철도, 2017년 대구선 등 3개 사업, 2018년 서울 하남선을 수주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도 7월 304억원 규모의 서울 지하철 2호선과 8월 5호선 LTE-R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이통3사는 재난망 사업에서 활용될 드론 관제 기술을 놓고도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KT는 무선비행선과 드론을 활용한 ‘스카이십 플랫폼’을 재난망 사업에 제안해 차별화를 꾀한다. KT는 5G 상용화 이후 2020년까지 5G 기반 재난안전 플랫폼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2020년에는 최대 8대의 드론을 탑재하고 12시간 비행이 가능한 스카이십3를 선보인다.

SK텔레콤은 초음파로 고도 측정이 가능하고 조종자가 전용 고글을 통해 실시간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드론을 원주-강릉간 KTX 신설 구간 등 강원지역 기지국 신규 구축 공사에 도입해 활용 중이다. 향후 추가 장비 도입해 전국적으로 드론 기지국 활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재난 상황 발생시 드론을 이용한 실종자 수색과 재난현장 실시간 영상 전송 시스템을 지방자치단체 및 소방본부에 구축했다. LG유플러스는 또 한화정밀기계와 드론 비가시권 특별비행 자격을 획득했다. 비행금지 구역이 많은 육지에서 활용이 어려운 대형 비행선보다 재난 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드론으로 재난망 완성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권역이 3곳으로 나뉘는 만큼 이통3사가 출혈경쟁보다는 권역을 안정적으로 나눠 맡을 가능성도 있다"며 "추가 예산 집행 및 사업 확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A·C사업에서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