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개발을 본격화해 미래 고부가가치 사업 영역인 로보틱스 신사업 분야 개척에 박차를 가한다고 전했다.

2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9월 현대·기아차 북미 공장은 ▲‘의자형 착용로봇(H-CEX)’을 시범 적용하고, 2018년말에는 ▲‘윗보기 작업용 착용로봇(H-VEX)’을 시범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의자 형태의 노동보조 로봇 H-CEX를 북미공장에 시범도입했다. /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의자 형태의 노동보조 로봇 H-CEX를 북미공장에 시범도입했다. / 현대차그룹 제공
이에 앞서 연초 현대차그룹은 로봇·인공지능(AI) 분야를 5대 미래혁신 성장분야 중 하나로 선정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주력하기 위해 전략기술본부 산하에 로봇 분야 전담 로보틱스(Robotics)팀을 신설했다. ‘의자형 착용로봇(H-CEX)’과 ‘윗보기 작업용 착용로봇(H-VEX)’ 역시 로보틱스팀(전략기술본부)과 생기개발센터(생기개발본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웨어러블 로봇과 서비스 로봇, 마이크로 모빌리티 등 3대 로봇 분야의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어 국내외 로봇·인공지능(AI) 기술을 보유한 유망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로보틱스 분야는 교통약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이동 자유를 주는 것은 물론 산업, 군사, 생활 지원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 적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의 사업 영역을 광범위하게 키워줄 미래 핵심 신성장 동력으로 로보틱스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세계 로보틱스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BIS에 따르면 세계 웨어러블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9600만달러(1077억원)에서 2026년 46억5000만달러(5조2150억 원)로 향후 10년간 50배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생산현장 투입…북미 공장 시범 적용

지난 9월 현대·기아차는 북미 공장에 ‘의자형 착용로봇(H-CEX)’을 시범 적용했다. 산업 현장에 적용할 목적으로 개발된 첫 번째 웨어러블 로봇이다. ‘의자형 착용로봇’은 작업자의 앉은 자세를 유지해주는 무릎관절 보조 시스템으로 1.6㎏의 가벼운 로봇임에도 체중 150㎏까지 견디는 내구성을 지녔다.

또 허리와 허벅지, 무릎 벨트를 활용해 착용법이 간편하다. 사용자 키에 맞는 길이 조절은 물론 3가지 앉는 각도(85/70/55도) 설정이 가능하다.

‘의자형 착용로봇’을 사용할 경우 허리 및 하반신 근육의 활성도가 약 80%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경험한 노동자는 "작업을 하다 보면 오랜 시간 불편한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데, ‘의자형 착용로봇’을 사용한 후 확실히 피로가 줄었다"며 "패드 부분은 세탁도 가능해 항상 청결하게 사용할 수 있고, 접이식이라 휴대성도 좋다"고 말했다.

올 연말 북미 공장에 시범적으로 도입하는 ‘윗보기 작업용 착용로봇(H-VEX)’은 몸을 뒤로 젖히고, 팔을 들고 일해야 하는 작업자를 보조하는 시스템이다. 목과 어깨 등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돕는다.

‘윗보기 작업용 착용로봇’은 작업자가 팔을 올리면 최대 60㎏ 가량의 힘을 더해 근골격계 질환예방 및 작업 효율성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 현대차그룹, 광범위한 분야에 다양한 로봇 개발 중

현대차그룹은 웨어러블 로봇, 서비스 로봇, 마이크로 모빌리티 등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로봇은 보행이 불편한 고령자, 하반신 마비 환자가 걷거나 계단을 오를 있도록 하는 ‘의료용 착용로봇(H-MEX)이다. 2017년 CES에서 소개했고, 현재는 의료기기 상용화를 위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과정 중이다.

허리와 다리에 착용해 사용하는 ‘휴마(HUMA)’는 보행 근력을 높이는 로봇이다. 달리기 속도가 시속 12㎞에 달한다.

또 ‘호텔 서비스 로봇’은 룸서비스를 수행하고, 엘리베이터와 객실 안내 등 다양한 기능을 담는다. 2018년말부터 현대차그룹의 해비치 호텔&리조트와 롤링힐스에서 활약한다.

2017년 콘셉트를 개발하고, 올해는 최종 디자인 및 설계를 작업하는 ‘판매 서비스 로봇’은 자연어 대화시스템, 인공지능, 모빌리티 기능 등을 넣어 판매 현장에서 고객에게 직접 차를 설명하는 업무를 맡는다. 2019년초 시험제작품이 만들어 진다.

전기차가 충전기 앞에 서면, 사람의 팔과 유사한 로봇이 나와 충전을 자동으로 진행하는 ‘전기차 충전 머니퓰레이터’는 2020년 시범제작품이 나온다.

1인용 이동 플랫폼 ‘로보틱 퍼스널 모빌리티’는 실내에서는 장애물 등을 피하도록 2휠 형태로 천천히 움직이다가, 실외에서는 안정적인 이동을 위해 3휠로 변신하는 형태로 개발하고 있다.

◇ 로보틱스 기술 확보 위한 적극 투자 펼쳐

현재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를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의 일환으로 판단하고, 과감한 투자로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중이다.

10월 10일 현대자동차가 전략투자한 미국 인공지능(AI) 전문 스타트업 ‘퍼셉티브 오토마타(Perceptive Automata)’가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추후 로보틱스 분야에 활용될 인간 행동 예측 기술을 퍼셉티브 오토마타와 협업해 나갈 예정이다.

또 비전기술 활용 인공지능 분야에서 중국 내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는 스타트업 ‘딥글린트(DeepGlint)’와 협업하고 있다. 2017년 말에는 SK텔레콤, 한화자산운용과 함께 총 4500만달러(510억) 규모의 ‘AI 얼라이언스 펀드’를 조성, 인공지능 및 스마트 모빌리티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한 관계자는 "로보틱스 분야는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뿐만 아니라, 인구 감소와 노령화에 따른 생산성 하락에 대한 장기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차 개발을 통해 쌓은 방대한 양의 기술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혁혁한 성과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