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들이 점포 전략으로 일반 점포는 줄이고 자산관리(WM) 점포는 늘리고 있다.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경쟁력 있는 다양한 상품을 한 점포에서 제공해 고객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금융그룹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까지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여기에 비대면 고객 증가에 따른 비용절감(인건비 및 임대료 등) 효과는 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 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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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회 고용진 의원 측에 따르면 국내 17개 은행이 2018년 6월말 기준 오프라인 점포는 2013년 7652개에서 11.6%(884개) 줄어든 6768개로 집계됐다. 이 중 하나은행은 6월 기준 점소 수가 765개로 2013년 말 980개 대비 215개 감소했다.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152개, 씨티은행 147개, SC제일은행 133개, 우리은행 109개, 신한은행 72개의 점포를 없앴다.

은행들은 일반 점포를 줄이는 대신 WM복합점포를 늘리고 있다. 영업망을 튼튼하게 유지하도록 다양한 협업 전략의 일환이다. 국민을 비롯한 신한, 우리, KEB하나 등 4개 시중은행은 일반 점포를 줄이는 대신 WM 복합 점포가 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최근 KB국민은행 산본역지점이 입점한 사옥에 KB증권 산본지점을 이전했다. 두 점포를 통합해 은행과 증권을 합한 WM복합점포로 신규 오픈한 것이다. 산본지점 개점으로 KB금융은 은행·증권 원스톱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WM복합점포 수가 60개로 늘어났다. 은행 기업금융과 증권 투자은행(IB) 기능을 혼합한 기업투자금융(CIB)복합점포 9곳을 포함하면 총 69개다.

신한은행은 2011년부터 은행과 증권 복합점포인 PWM센터와 PWM라운지를 운영한다. 신한은행은 8월 말 현재 PWM센터 27곳, PWM 라운지 21곳을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꾸준히 복합점포를 늘리는 추세다. 하나금융은 최근 자산관리 대표 브랜드 ‘하나골드클럽(GOLD CLUB)’를 도입했다. 하나골드클럽은 원 WM 전략의 일환이다. 하나은행 골드 PB와 함께 고액 자산가 등을 대상으로 증권-은행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6일 서울 도곡역WM센터를 하나골드클럽 브랜드 도입 후 처음 오픈했다

우리은행은 WM그룹을 산하에 두고 있다. WM그룹은 올해 상반기 방카슈랑스 판매 1위, 펀드 판매 1위,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공시 누적수익률 1위 등의 실적을 거두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은행들이 WM복합지점을 이처럼 늘리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적이다. 비대면 거래 증가로 자연스레 점포 이용 고객수가 줄어들면서 운영비용은 늘 수 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점포수를 줄이면서 WM 복합 점포를 늘리면서 실적은 많이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시중은행이 자산관리 분야에서 얻은 수수료 규모가 일제히 늘어났다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

KB금융은 상반기 수수료 이익이 1조224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08억원)대비 18.8% 증가했다. 은행 신탁이익 및 증권업 수입수수료가 확대된 것이 원인이다. 신한금융은 수수료 이익이 9959억원, 하나금융은 1조203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20.8%, 22.1% 늘었다.

우리은행은 최근 3년간 상반기 수수료 이익이 가장 빠르게 늘어났다. 2016년 상반기 4680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5380억원, 올해 6030억원으로 28.9% 증가했다. 자산관리로 얻은 수수료 역시 같은 기간 1100억원에서 1480억원, 1890억원으로 늘어났다.

은행 한 관계자는 "복합점포는 은행-증권의 우수PB가 한곳에 모여 고객의 니즈에 적합한 상품 제안 및 종합적인 금융상담을 받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채널모델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