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회 국정감사도 29일로 막을 내렸다. IT조선의 취재 분야를 다루는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산하기관의 한 해 사업 전반을 짚었다.

과방위 국정감사 현장이 인터넷으로 중계됐지만, 기자는 노트북으로 생중계를 볼 수 없었다. 기자 노트북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가 아닌 애플의 맥(mac) OS를 운영체제로 한 맥북이었기 때문이다.

국회 의사중계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사이트인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http://assembly.webcast.go.kr/)’을 접속하면 ‘오늘의 생중계' 현황판이 뜬다. 그 중 인터넷 생중계를 보고 싶은 상임위를 누르면, 작은 창이 하나 뜨는데 이 화면에는 ‘플레이어가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실행 파일을 다운로드 후 설치하세요’라는 문구가 뜬다.

시키는대로 ‘app_install.exe’ 파일을 다운로드 한 뒤 프로그램 설치 버튼을 클릭했다. 그러나 정작 해당 프로그램은 맥OS에서 지원되지 않는다며 열리지 않았다.

맥북에서 국회 인터넷의사중계 홈페이지를 접속하면 뜨는 화면(위)과 실행파일을 다운받은 후 눌렀을 때 뜨는 알림창(아래). /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맥북에서 국회 인터넷의사중계 홈페이지를 접속하면 뜨는 화면(위)과 실행파일을 다운받은 후 눌렀을 때 뜨는 알림창(아래). /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맥OS의 앱스토어에서는 아예 국회 관련 프로그램은 찾아볼 수 없다. 결국 국정감사장 현장을 실시간으로 보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서 ‘국회의사중계' 앱을 실행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애플 iOS용(스마트폰)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의 플레이스토어 모두 국회의사중계 앱이 있다는 점이다. 앱을 다운받고 생방송 탭을 누른 뒤, 현재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위원회의 ‘온 에어(ON AIR)’ 버튼을 누르면 생중계 영상을 볼 수 있다.

다만 스마트폰에서 국정감사 현장 화면을 사진으로 캡처할 수는 없었다. 캡처 버튼을 누르면 ‘보안 정책에 따라 국정감사 화면을 캡처할 수 없다'는 문구가 뜬다. 국가 기밀 보안 회의 자체를 비공개한 국정감사장을 제외하고는 어떤 국감장이든 일반에 공개되는 게 당연하다. 여러 경로로 대중에 공개된 국감 현장을 사진으로 따로 저장할 경우가 생기는 데 무슨 이유로 화면 캡처를 금지시켜놓았는지는 모를 일이다.

국회의사중계시스템 뿐만이 아니다. 공공기관 홈페이지 중에 맥OS를 기반으로 한 기기로 원활한 이용이 가능한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올해부터 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윈도PC 뿐만 아니라 맥OS 환경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된 사실은 놀랍지도 않다.

다수가 사용하는 운영체제가 아닌 어떤 환경에서 접속하는 이용자라도 모두가 쉽게, 같은 질의 서비스를 받도록 돕는 것이 공공 기관 홈페이지가 갖춰야 할 기본이다. 특히나 국회 본연의 역할을 생각하면 더욱더 그렇다.

‘국회의사중계’는 국민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법 조문을 논의하고, 정부 기관을 감시·비판하는 역할을 맡은 국회를 언제 어디서나 지켜볼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다. 그렇기에 어느 운영체제, 어느 디바이스를 가진 누구라도,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를 가졌다면 국회를 실시간으로 쉽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