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알려진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는 내용은 없었다. 하지만, 분위기는 여느 애플 행사와 다르지 않았다. 팀 쿡 애플 CEO가 신제품을 하나하나 공개될 때마다 청중은 일제히 박수를 쏟아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애플 제공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애플 제공
애플은 3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 맥북 에어, 맥 미니 등을 공개했다.

◇ 아이패드 프로 99만9000원, 맥북 에어 159만원부터

이날 애플의 신제품 공식 발표와 동시에 애플코리아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제품 정보와 함께 신형 아이패드 프로와 맥북 에어, 맥 미니의 국내 출시가를 업데이트했다.

아이패드 프로는 11인치 모델이 99만9000원부터, 12.9인치 모델은 126만9000원부터다.

맥북 에어는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8GB 램, 128GB 저장용량 모델이 159만원이며, 여기에 저장용량을 256GB로 늘린 모델은 184만원이다.

맥 미니는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8GB 램, 128GB 저장용량 모델이 106만원, 6코어 프로세서와 8GB 램, 256GB 저장용량 모델은 143만5000원이다.

◇ 환골탈태 ‘맥북 에어’, 디자인부터 내용물까지 확 바꿨다

신형 맥북에어는 모든 것이 새롭게 디자인 했다는 것이 애플 측 설명이다. 우선 외형 디자인은 기존 맥북에어를 바탕으로 맥북프로 디자인을 접목시킨 듯한 인상이다.

신형 맥북에어에는 고해상도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해상도는 2560x1660 픽셀을 표시할 수 있는 13.3인치 화면이 채용됐다. 컬러는 기존 맥북에어 대비 48% 더 표시할 수 있다.

애플의 신형 맥북에는 지문 인식 기능인 ‘터치ID’가 탑재된다. 터치ID 탑재로 미국에서는 쇼핑몰 페이지에서 애플페이 등을 맥북에어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신형 맥북에어에는 ‘T2’라 불리는 컨트롤 칩이 장착된다. 이 칩은 배터리 관리, 카메라, 오디오 컨트롤러는 물론 인공지능 비서인 ‘시리’의 데이터 처리를 담당한다.

신형 맥북에어. / 애플 제공
신형 맥북에어. / 애플 제공
키보드는 3세대 버터플라이 키를 적용했다. 트랙패드는 기존 제품대비 20% 더 커졌다. 진동으로 클릭 감각을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포스 트랙패드는 기본이다. 맥북에어의 입출력 단자는 2개의 썬더볼트3 커넥터, 이어폰 단자가 전부다. USB-C와 호환되는 이 단자는 데이터 입출력은 물론 충전 단자로도 사용된다.

신형 맥북에어. / 애플 제공
신형 맥북에어. / 애플 제공
신형 맥북에어는 8세대 인텔 i5 듀얼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된다. 메인 메모리는 16GB까지, 스토리지는 최대 1.5TB 용량의 SSD를 장착할 수 있다. 신형 맥북에어 가격은 1199달러(136만원)부터 시작한다. 출시일은 11월 7일이다.

◇ 4년 만에 금의환향한 ‘맥 미니’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새로운 맥 미니도 등장했다. 애플이 맥 미니 신제품을 발표한 것은 2014년 10월 이후 4년 만이다.

팀 쿡 애플 CEO가 새로운 맥 미니를 소개하고 있다. / 애플 제공
팀 쿡 애플 CEO가 새로운 맥 미니를 소개하고 있다. / 애플 제공
새로운 맥 미니는 인텔 8세대 쿼드(4)코어 및 헥사(6)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최대 64GB 용량의 DDR4 메모리를 지원한다. 저장공간도 최대 2TB 용량의 SSD를 탑재할 수 있다. 이로써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16GB 램을 탑재한 기존 모델과 비교해 5배 향상된 시스템 성능을 구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메인 프로세서 외에도 애플이 자체적으로 설계한 2세대 맥용 칩 T2도 맥 미니에 포함된다. T2는 통합 컨트롤러를 비롯해 저장장치 암호화, 보안 시동의 기반이 되는 보조 프로세서를 내장해 메인 프로세서와 별도로 맥 미니의 보안을 책임진다.

맥 미니에는 8세대 인텔 프로세서와 DDR4 메모리 등이 탑재된다. / 애플 제공
맥 미니에는 8세대 인텔 프로세서와 DDR4 메모리 등이 탑재된다. / 애플 제공
확장성도 개선됐다. 신형 맥 미니는 초당 최대 40기가비트(40Gb/s) 전송속도의 USB-C 포트 4개와 두 개의 USB 3.0 포트, HDMI 2.0 포트를 제공한다. USB-C 포트를 통해 5K 디스플레이 한 대 또는 4K 디스플레이 2대를 연결할 수 있고, HDMI 2.0 포트까지 활용하면 추가로 한 대의 모니터를 더 연결할 수 있다. 이더넷 포트도 10기가비트를 지원한다.

새로운 맥 미니의 가격은 최소 799달러(91만원)부터 시작하며, 미국에서는 11월 7일부터 배송이 시작된다.

◇ 노트북 보다 빠른 아이패드 프로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사전 누출 정보대로 홈 버튼이 없고 화면 주변부가 좁은 베젤리스 디자인을 채택했다.

디스플레이 부품은 아이폰 텐알(XR)에 탑재됐던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다. 리퀴드 레티나는 LCD지만 OLED에 버금가는 화질을 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 / 애플 제공
신형 아이패드 프로. / 애플 제공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11인치’ 모델과 ‘12.9인치’ 모델 등 두 가지 제품으로 나뉘어 출시된다. 베젤리스 디자인 덕에 기존 제품과 비교해 화면 크기는 같아도 전체적인 크기와 부피는 크게 줄었다.

애플에 따르면 기존 아이패드 프로 대비 부피가 25% 줄어들었다. 두께는 기존 6.9㎜에서 5.9㎜로 1㎜(15%) 얇아졌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에는 얼굴 인증 기능인 ‘페이스아이디’를 실현하기 위해 태블릿 상단부에 적외선 도트 프로젝트 등의 장치가 내장됐다. 페이스ID는 아이패드를 가로 세로 어느방향으로 사용해도 작동한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 / 애플 제공
신형 아이패드 프로. / 애플 제공
애플이 공개한 신형 아이패드 프로의 두뇌는 최신 프로세서인 ‘A12X 바이오닉’이다. 7나노미터 공정으로 제작돼 100억개의 트렌지스터를 탑재했다.

A12X 바이오닉의 성능은 싱글코어에서 기존 아이패드 프로 대비 35%, 멀티코어 성능에서 90% 더 높다. 애플에 따르면 A12X 칩은 첫 번째 아이패드에 탑재된 A4칩 대비 무려 1000배의 데이터 처리 성능을 지녔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기 ‘엑스박스원’과 동등한 그래픽 성능을 갖췄다는 것이 애플 측의 주장이다.

A12X 바이오닉 칩에는 8개의 CPU와 7개의 그래픽 프로세서 외에도 인공지능(AI) 데이터 처리를 담당하는 ‘뉴럴엔진’ 코어가 탑재돼 있다. 뉴럴엔진은 초당 5조회에 달하는 데이터 처리 성능을 지녔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의 데이터 저장 공간은 64GB부터 최대 1TB까지 4단계로 나뉜다.

애플의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기존 라이트닝 케이블을 버리고 ‘USB-C’(썬더볼트3) 단자를 채용했다. 덕분에 애플의 순정 케이블이나 주변기기 없이 케이블 만으로 아이패드 프로를 카메라나 디스플레이 등 외부 장치와 쉽게 연결할 수 있다. 또, 아이패드 프로를 아이폰에 연결해 아이폰의 배터리를 충전할 수도 있다.

신형 애플 펜슬. / 애플 제공
신형 애플 펜슬. / 애플 제공
신형 아이패드 프로에서는 새로 만들어진 ‘애플 펜슬’이 필수 주변기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형 애플 펜슬은 자석의 힘으로 아이패드 프로 옆 부분에 착 달라붙도록 만들어졌고 아이패드 프로에 붙이면 자동으로 충전되도록 설계됐다. 애플은 신형 아이패드에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키보드도 함께 공개했다.

애플 신형 아이패드 프로 가격은 11인치 모델이 799달러(91만원)부터이며, 12.9인치 모델은 999달러(113만원)부터다. 제품 출시일은 11월 7일이다.

한편, 팀 쿡 애플 CEO는 이날 발표회에서 아이패드가 전 세계 400만대 이상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또, 현재 판매되는 노트북 등 휴대용 PC보다 92% 더 빠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