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온라인쇼핑의 새로운 계절이 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대규모 할인 행사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면서다.

한국 온라인쇼핑 시장이 ‘11월’을 주목하기 시작한 건 중국 시장 때문이다. 여자 친구 없는 중국 남자들이 자조적인 의미에서 쇼핑하는 데서 유래된 날인 11월 열리는 광군제는 미국의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능가하는 것으로 꼽힌다

게다가 광군제에 특히 특가 행사를 집중적으로 진행했던 알리바바의 해외직구 서비스인 알리익스프레스가 무료 배송을 하면서, 해외 직구에 관심이 많은 한국 쇼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한국 시장도 비수기로 여겼던 11월마다 점차 프로모션의 몸집을 키워나가는 추세다.


11번가의 십일절 페스티벌. / 11번가 홈페이지 갈무리
11번가의 십일절 페스티벌. / 11번가 홈페이지 갈무리
11월 쇼핑 대전의 포문을 연 11번가는 올해도 ‘십일절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십일절 페스티벌은 11월 1일부터 11일까지 펼쳐지며, 기간 중 다양한 상품을 정가 대비 최대 60% 가량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올해는 국내 최대 온라인쇼핑몰인 이베이코리아가 판을 키운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은 그동안 별도로 세일전을 진행했으나 올해는 ‘빅스마일데이'라는 이름으로 통합 운영한다. 10월 한 달간 G마켓과 옥션에서 구매 이력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1인당 최대 10만원의 ‘스마일캐시'를 제공한다.

위메프도 11월 1일 하루 동안 10만원 이상 결제한 고객 10만명에게 구매액의 50%를 포인트로 돌려주는 ‘블랙프라이스데이' 행사를 진행한다. 고객 10만명에게 10만원씩, 하루에만 100억원을 마케팅비용으로 지출하는 셈이다. 위메프는 이 기간 동안 고객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서버 증설 및 비상운영 체제에 돌입한다.

통계청의 온라인 쇼핑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1월 기준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7조5516억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21.7%가 증가했다. 이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4조7344억원(62.7%)으로 전년 동월대비 33.7%나 뛰었다.

다만 일부 소셜 커머스 업체가 매년 적자 구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커져가는 시장 내 점유율을 키우기 위한 마케팅 비용에 불가피한 출혈을 감수하는 부담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프로모션에도 규모의 경쟁이 필요해서, 한두 군데 업체가 대규모로 진행하면 나머지 기업은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