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서비스업체인 아이티센이 블록체인 기반 금 거래 플랫폼 ‘쎈골드’ 시동을 걸었다. 지난 8월 말 인수한 한국금거래소쓰리엠과 융합한 새로운 사업 모델이다. 8조원에 달하는 금 거래 시장에 아이티센 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결합해 연매출 2조원 규모 토탈 IT 서비스 기업으로 재탄생한다는 목표다.

 강진모 아이티센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아이티센 제공
강진모 아이티센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아이티센 제공
아이티센은 31일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블록체인 기술과 금 산업을 융합한 쎈골드(CENGold) 플랫폼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쎈골드는 편하고, 안전하며,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온라인 금 거래 서비스로 음성화된 금 시장의 양성화에 기여하는 동시에 금 거래 및 투자 대중화가 목표다. 금 거래에 블록체인 기술, 스마트 계약 등을 결합해 금을 보다 편리하고 간편하게 매매할 수 있도록 한다. 또 보유한 금을 결제 수단으로도 활용하도록 금 유동성 및 활용도를 높인 실물 금 기반 거래 플랫폼이다.

강진모 아이티센그룹 회장은 "쎈골드(CENGold) 플랫폼은 아이티센 첫 번째 4차 산업 비즈니스 플랫폼이자 3년여에 걸쳐 준비한 프로젝트다"라며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바이오 인증 등 그룹 계열사 요소기술과 사업역량을 결집해 금 거래 라는 실물 산업에 블록체인과 접목해 성공시킨 새로운 산업융합 서비스 모델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아이티센은 금 거래 플랫폼 구축을 위해 지난 8월 10일 한국금거래소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쎈골드 플랫폼과 한국금거래소로 이어지는 신뢰 프로세스를 구축한 셈이다. 특히 플랫폼 신뢰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금융권-쎈골드(CENGold)로 이어지는 채널 확보 또한 추진하고 있다.

아이티센 그룹 빅데이터 서비스 부문을 담당하는 소프트센이 거래 정보를 분석하고 DB를 이중화한다. 보안은 그룹 내 보안 전문 회사인 시큐센이 플랫폼 외부 보안 및 터미널 보안을 맡는다. 클라우드 전문 굿센은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고 콤텍시스템은 네트워크 설계를 담당한다. 여기에 한국금거래소는 한국거래소(KRX)와 협력하는 한편 실물 금을 관리한다.

아이티센은 또 금 거래를 위한 수단으로 암호화폐 쎈골드(CG)를 도입한다. 쎈골드는 금에 기반해 블록체인 위에서 작동하는 금 전자 예치증서다. Centralization Gold의 약자며, 1CG는 순도 99.99%에 순금 1g(gram)이 1:1로 패깅된다. 실물 금 기반 스테이블(Stable) 코인인 셈이다.

박재정 아이티센 상무는 "이전에는 순금거래 시 종이 또는 웹-클라이언트 보증서를 발급했다"며 "하지만 종이 보증서는 분실위험이 크고 수기 기록으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단점이고, 웹-클라이언트 보증서는 해킹에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순금 구매자는 자신이 구매한 순금이 깨끗한 유통과정을 거쳐왔는지 알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쎈골드는 해킹과 분실위험이 전혀 없고, 나아가 뒷금(음성화) 거래까지 차단한다"며 "유통과정이 블록체인 원장에 고스란히 기록돼 소비자는 투명하게 금 거래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티센 금 거래 플랫폼 ‘쎈골드’ . / 아이티센 제공
아이티센 금 거래 플랫폼 ‘쎈골드’ . / 아이티센 제공
아이티센은 금거래 수수료를 포함한 구체적인 사업 모델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비즈니스가 암호화폐 공개(ICO)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는 것과는 다르다. ICO가 완전히 필요없는 사업모델인 셈이다.

대표적인 수익모델은 금 거래 시 발생하는 수수료다. 금 거래시 0.02~0.08%의 수수료를 받는다. 이를 통해 사업 3년 차 기준 137억원의 수수료 매출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이티센은 카드사 포인트·마일리지와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개인이 보유한 각종 포인트와 마일리지를 CG코인으로 전환해 카드 결제 대금으로 사용하고, 쎈골드 플랫폼에서 CG코인 결제분만큼 현금으로 카드사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현재 대형 카드사 3곳과 협업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진모 회장은 "신뢰 기반 금 거래 플랫폼이 완성되면 금을 언제든 사고 팔 수 있으며 공인된 기관의 보장 아래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고, 편리하게 현금화하거나 실물 금으로 찾을 수 있다"며 "플랫폼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투자와 동시에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대한민국 내에 유통되는 금의 상당 부분을 투명하게 온라인 유동 자산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생태계가 정착되면 무자료 거래, 부가세 미신고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약 3.7조 원에 이르는 금 거래 음성시장의 거래 투명성도 높아져 탈세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새로운 수요층 유입이 가속화돼 2~3년 내에 플랫폼에 기반한 다양한 부가 사업모델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쎈골드 플랫폼은 내년 상반기 테스트넷과 알파서비스, 하반기 베타서비스를 거쳐 2020년 1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한편 아이티센은 2005년 설립 후 국내 공공시장·SOC(사회간접자본) 중심으로 컨설팅과 SI(시스템통합) 사업을 펼쳐왔다. 적극적 인수를 통해 소프트센 등 4차산업 요소기술을 가진 계열사를 확보했고, 지난 8월 한국금거래소와 콤텍시스템을 인수했다. 지난해 매출액 3115억원, 영업이익은 35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