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원도 떼가나' 카카오택시, 스마트호출 수수료 "기사님 몫은 직접 챙기세요"

입력 2018.11.07 07:54

카카오가 ‘스마트호출' 서비스로 택시기사가 받을 수수료의 환급 절차를 제한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용고객이 내는 1000원 중 택시기사의 몫은 400원에 불과하지만, 이조차도 신청을 제때 못 하면 카카오의 몫이 되는 방식이다. 인공지능(AI)이라는 첨단 기술을 도입해 편의성을 높였다면서도 정작 서비스 운영은 카카오에만 유리한 방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4월 출시된 카카오택시의 스마트호출 서비스는 이용자가 택시를 호출할 때 1000원을 추가로 내면 다른 고객보다 택시를 우선 배차해 주는 기능이다. 카카오 측은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배차 성공 확률이 높은 택시를 분석해 우선 배차해준다며 서비스 출시 당시 소개한 바 있다.

호출 건당 발생하는 1000원 중 600원은 카카오의 몫이다. 나머지 400원만 포인트 형태로 택시 기사가 적립을 받는다. 이용 후 승객이 만족도 평가를 통해 해당 택시기사에게 별점 5점을 주면, 택시기사는 포인트 100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건당 400원 포인트도 포인트가 쌓일 때마다 즉시 받을 수 없다. 매월 20일부터 말일 사이에 해당 월에 쌓인 포인트를 택시기사가 카카오T 앱을 통해 직접 정산 신청을 해야 한다. 신청 후 익월 5일에 계좌를 통해 신청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지난 10월 24일 올라온 카카오T 택시 기사용 앱 내 포인트 정산 관련 공지사항. / 차현아 기자
문제는 포인트 정산신청을 할 수 있는 기간이 매달 정해져 있어 신청 자체를 놓치기 쉽다는 점이다. 또한 포인트를 받은 후 6개월 이내에 정산 신청을 하지 않으면 유효기간이 만료돼 택시 기사들이 결국 받을 수 없게 되는 시스템도 불편을 가중하고 있다.

취재 결과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이용해봤다는 택시기사 중에는 정해진 기간 내에 적립된 포인트를 직접 신청해야만 정산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심지어 포인트에 유효기간이 있다는 것조차 모른다는 답변도 있었다.

택시 기사들이 쌓인 적립금을 제때 정산 신청을 못 하는 경우가 많아, 카카오 측은 최근 일부 포인트의 유효기간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0월 24일 카카오는 카카오T 앱 내 공지 글을 통해, 올해 10월부터 12월 중 만료 예정인 포인트의 경우 내년 1월 말까지 유효 기간을 연장한다고 알렸다.

해당 글을 통해 카카오는 "지난 4월 포인트 시스템을 오픈한 이후 아직 포인트 정산 절차를 모르고 적립만 받는 기사님들이 있다"며 "유효 기간 내에는 포인트 정산이 어려우니 가급적 빠르게 포인트 정산을 신청하라"고 알렸다.

그러나 택시기사들은 별도의 알림음이 없어 앱 내 공지사항 메뉴를 매번 확인하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비교적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고연령층의 택시기사들에게는 불편한 서비스일 수밖에 없다.

올해로 16년째 택시업에 종사했다는 기사 손 모 씨(64)는 "(직접 신청해야 적립된 포인트를 받는다는 사실을)서비스 시작 이후에도 몇 달간 모르고 있었다. 매달 신경을 잘 안 쓰게 되는 건 사실"이라며 "택시 기사들끼리 모여 얘기하다 지난 8월 처음 알게 돼서 그때 처음으로 정산을 받아봤다"고 말했다.

2002년부터 모범택시를 운영했다는 기사 서 모 씨(66)도 "우리처럼 모바일 앱에 익숙하지 않은 기사들은 포인트가 적립된 것을 매달 챙기는 것이 쉽지 않다며, 정산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고객이 낸 스마트호출 수수료 중 60%를 카카오가 가져가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약 20년간 서울에서 택시를 운전했다는 전 모 씨(64)는 "택시기사들은 어쩌다 신청 기간을 놓칠 수 있다쳐도,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택시기사의 포인트 모두가 카카오 쪽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적지 않은 금액일 것"이라며 "이런 시스템에서 왜 카카오가 택시기사보다 많은 600원을 가져가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카카오 측은 자동정산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택시기사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며 "본인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만큼 포인트를 현금화하고 싶어하는 요구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인트 유효기간도 내년 초까지 연장했으며 택시기사들이 신청해 받을 수 있도록 계속 안내해드리고 있다"며 "해당 서비스 가입 비용도 부과되지 않는데다, 카카오가 스마트호출 서비스로 지불하는 부가세와 결제 수수료, 서비스 운영 비용 등을 합하면 카카오가 실제로 해당 서비스를 통해 버는 비용은 건당 400원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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